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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고 Jan 02. 2017

시상식을 하겠어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함께 해요

12월의 마지막을 우리는 시상식과 함께 보낸다.
시상식에는 예쁘고 멋진 배우들이 가득 차 있지만 왠지 내가 알던 모습과는 다른 낯선 모습이다.
드라마 속 여유 넘치게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연기하던 배우들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조금은 긴장한 표정으로 자리를 메우고 있다.
그 순간은 멋진 배우들도 나처럼 방청객이 된다.

더 이상 올라갈 곳도 없을 것 같은 인기를 가진 배우도
상을 받을 때는 어쩔 줄 몰라한다.
자신이 과연 이 상을 받아도 되는 건지,
자신이 이 상의 무게를 과연 버틸 수 있을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멀어 보이는 연예인들도 결국 우리가 된다.


한 번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인생에 한 번쯤 레드카펫 위에 올라가서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의 이름을 모든 사람 앞에서 말하는 기분은 어떨까.


그건 어쩌면 그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보상이고,

본인에게도 가장 큰 상일지 모르겠다.

우리는 가끔 알지도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 이름까지 말하는 수상자를 보며

언제 끝나... 하지만

만약 그 위에 올라간다면 지나가는 고양이한테까지도 감사하고 싶지 않을까.


나는 살면서 그런 자리에 설 수 없겠지만

고마운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과연 혼자서 무엇이 되는 사람이 있을까.


언젠가는 한번 고마운 사람들을 위해

글을 쓰고 싶다.

작가들이 책 머리말이나 후기에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전하듯이

나는 책이 없으니까,

그 사람들은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는지 모르니까,

여기 어디쯤에 몰래 남겨둬야지.


고마웠다고, 앞으로도 쭉 함께 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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