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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찾아서

김민철 에세이 <모든 요일의 기록>

by 심고


봄이 어디 있는지 짚신이 닳도록 돌아다녔건만,
돌아와 보니 봄은 우리 집 매화나무 가지에 걸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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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항상 봄이 먼 곳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마음 때문에 어쩌면 가까운 곳에 있는 봄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변화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나. 책을 대하는 습관

나는 주로 책을 도서관에서 빌리고, 정말 마음에 드는 책만 구입한다.

그런 후 손도 대지 않고 책장에 꽂아둔다.

학생 때 책을 많이 본 흔적이 좀 있어야 공부를 했나 보다 할 텐데도

나는 문제집도 구겨지는 게 싫어서 들고 다니곤 했다.

작가님도 처음에는 그랬지만 나중에는 책에 가득 낙서를 하면서 보기 시작하셨다고 한다.

내 책에, 나의 기록을 남겨 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이 구겨질까 봐 누군가에게 빌려주는 것도 싫어하는 건 좋은 습관은 아닌 것 같다.

물론, 누군가의 책을 안 망가트리고 잘 볼 자신은 있다.


둘. 취미 가지기

도예 얘기를 보면서,

작가님은 마치 오랜 시간 공을 들였지만 실력이 없는 것처럼 말하셨지만

사진을 보고 감탄했다.

예쁘다.

그리고 무언가 손으로 빚어서 만들어 낸다는 것이 멋졌다.

만들어서 여기저기 누군가에게 주고 싶어 질 것 같다.


셋. 좋아하는 것 만들기

작가님 남편 분은 맥주 뚜껑을 모으신다고 한다.

그래서 두 분은 어딜 여행가도 마트로 달려가서 새로운 맥주가 있는지 찾고,

그 맥주를 하루가 끝나고 마시는 것을 즐긴다.

단순히 맥주 뚜껑이 아니라

그건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주는 일인 것 같다.

나도 좋아하는 것을 만들어서

그와 관련된 것이라면 사소한 것에도 즐거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봄이 먼 곳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책 속의 글귀가 아니라 오롯이 나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언젠가 모든 요일의 요일, 모든 요일의 기록을 사서 내 책장에 예쁘게 꽂아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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