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랑폴랑 '일상의 보상' - 강아지 고양이 교육
잘못된 반려견 교육 용어 사용 사례 (2)
타인의 언어를 배경 지식과 이해 없이 옮기면 전혀 다른 왜곡된 내용을 전달하게 됩니다.
게시된 모든 글, 영상, 자료 등은 게시자의 고유 저작물입니다.
저작권과 일체의 권리는 게시자에게 있으며, 무단 복제/이용을 금합니다.
간식을 개의 얼굴 앞에 가져가 앉도록 만들면서 그것을 ‘루어링 (luring)’이라고 설명하는 훈련사들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 설명은 맞지 않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잘못된 정보들이 퍼지면서, ‘루어링 (luring)’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거나, 잘못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설명은 '루어링 (luring)'이라는 용어의 의미와 실제 적용법이 모두 잘못되었습니다.
'루어 (lure)'라는 영어 단어는 원래 '유인하다. 꾀다'라는 뜻이지만, 동물행동이나 심리학에서 용어로 사용될 때는 그 의미와 적용법이 다릅니다.
간식을 개나 고양이의 얼굴 앞에서 이리저리 흔들며 동작을 유도한다면, 그것은 루어링 (luring)이 아니라, 차라리 베이팅(baiting)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용어를 잘못 이해하거나, 정확한 적용 방법을 알지 못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합니다.
첫째. 간식이 그저 ‘미끼’ 또는 ‘뇌물’로 전락합니다. 간식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옆구리에 언제나 불룩한 간식 주머니를 차고 다니면서, 자신의 반려견인데도 불구하고 앉아달라고 부탁할 때마다 간식을 반려견의 입에 넣어주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언제나 간식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개가 ‘앉아’라는 단어의 의미와 행동을 ‘학습’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저 간식에 반응하는 것입니다.
둘째. 간식을 미끼(bait)로 사용한다면, 기본적인 행동 (앉거나 엎드리거나)을 할 때마다 반려견의 시선이 간식 주머니를 향합니다. 이것이 여러분이 원하는 그림입니까?
셋째. 학습 단계를 높이기가 어려워집니다.
가장 기본적이고 단순한 ‘앉는 동작’을 시킬 때조차 간식 없이는 할 수 없다면, 여러 행동이 연결되는 고급 동작이 정확하고 매끄럽게 나오기 어렵겠죠.
넷째. 언제나 ‘앉아’ '엎드려' '안돼' 같은 불필요한 말들을 반복해야 합니다.
여러분에게는 미디어를 통해 너무나 익숙해진 그림이라, '그게 뭐가 이상하지?' 싶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정확히 용어를 이해하고 가르쳤다면, 거의 사용할 일이 없는 말들입니다.
여러분은 늘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잔소리하는 부모님의 목소리가 듣기 좋던가요?
여러분의 ‘앉아’ ‘앉아’ ‘엎드려’ 같은 반복되는 명령들이 강아지나 고양이 입장에서 듣기 좋을까요?
코 앞에 간식을 가져가며 개에게 ‘앉아’를 가르치는 방법 자체가 이미 낡은 훈련법이기도 하지만, 그런 명령어를 반복하고 있다면, 그건 용어의 정의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를 떠나, 교육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섯째. 일단 잘못된 정보를 학습한 반려견의 습관은 물론이고, 잘못된 습관이 몸에 익은 보호자를 바꾸는 일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러니 이 보호자와 반려견은 ‘가장 기초적이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무기’인 루어링 (luring)이라는 무기 하나를 잃어버린 것과 마찬가지가 되겠죠.
여러분은 평소에 여러분 스스로에게 무엇으로 보상을 줍니까?
맛집 순례? 여행? 쇼핑? 운동? 뮤지컬 보러 가기? 현찰?
우리는 모두 동물이기 때문에, 여러분도, 여러분의 강아지나 고양이도, 보상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고, 보상받은 일은 지속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렇죠?
우리 강아지와 고양이에게는 어떤 것이 기분 좋은 보상이 될까요?
아마도 지금 여러분 머릿속에는 이런 것들이 떠오를 겁니다.
간식, 맛있는 것, 공놀이, 장난감, 칭찬…
정답일까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떠올린 이 모든 것들은 '받아들이는 쪽에서 보상으로 받아들일 때' 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하루 종일 달콤한 케이크를 여러 조각 먹으며 지내다 집에 돌아온 나에게, 수고했다며 케이크를 한 조각 내민다면, 그 케이크는 나에게 보상이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케이크가 좋아도, 오늘은 더는 무리인걸요.
명품 핸드백이 기저귀 가방으로 보이는 나에게 그 핸드백을 선물로 준다면, 그것은 나에게 보상이 되지 않습니다. 기분이 좋지도 않고요. 넣어둘 기저귀도 없는걸요.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누군가가 나를 칭찬해주고 격려해준다면 큰 보상이지만, 달갑지 않은 누군가의 칭찬은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불쾌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강아지와 고양이는 먹을 것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하는, 기계도 바보도 아닙니다.
아무리 먹을 것을 좋아한다고 해도, 간식이 언제나 반려견의 행동에 보상으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보상이라고 해도 상황에 따라, 대상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다가와 쓰다듬거나 칭찬해주는 것은 보상이 아니라, 매우 불쾌한 일이겠죠.
보호자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호자와 관계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반려견에게 여러분의 칭찬이나 손길이 보상이 되지 않을 겁니다.
강아지나 고양이의 행동을 바꿀 때 가장 크고 의미 있는 보상, 장기간 지속되는 보상은
‘일상의 보상’
입니다.
일상의 보상은 아이에 따라,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됩니다.
그래서 이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적용하려면, 우선 동물의 행동에 대한 기본 원리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지금 아래 영상의 반려견은 보호소에서 구조된 아이로, 태어나서 한 번도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앉아'라는 단어도 배운 적이 없습니다.
보호자가 이 아이와 산책을 한번 나가려면, 체력적으로 굉장히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날의 교육 목표는 이 반려견이 차분하게 하네스를 착용하고 우아하게 산책을 나설 수 있게 가르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반려견 교육 시간은 총 2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이 교육에서 반려견에게 ‘앉아’와 같은 명령어는 전혀 가르치지도, 사용하지도 않았습니다.
간식도 물론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IQJd_axOx4
이 상황에서 이 반려견에게 가장 큰 보상은 무엇일까요?
바로 산책을 나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일상의 보상입니다.
산책을 나가고 싶은 마음이 절실한 아이의 입에 아무리 간식을 들이붓고, 쓰다듬고 칭찬을 해도, 그것은 이 상황에서 이 아이에게 전혀 보상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행동들이 반려견을 짜증스러운 아이로 만듭니다.
'훈련'이라는 이름으로 간식을 이리저리 휘두르는 교실에서
참석한 반려견들의 스트레스와 울분이 고조되는 모습을 목격하곤 합니다.
그 모습을 '반려견이 신이 난' 모습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자주 봅니다.
'아'와 '어'처럼, 사소해 보이는 차이가 전혀 다른 결과, 다른 의미를 가져옵니다.
우리의 반려동물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감정과 생각을 가진 생명입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이 작은 생명들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해 주세요.
게시된 모든 글, 영상, 자료 등은 게시자의 고유 저작물입니다.
저작권과 일체의 권리는 게시자에게 있으며, 무단 복제/이용을 금합니다.
공유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히고 링크와 제목, 게시자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 동물행동심리연구소 폴랑폴랑
국내 최초/국내 유일의 국제 인증 반려동물 행동심리 전문가
저서 <당신은 반려견과 대화하고 있나요?>
반려동물의 감정(Feeling)과 니즈(Needs)에 공감하는 교육을 알리며
반려동물 교육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동물행동심리연구소 폴랑폴랑의 대표로
동물과 사람이 서로가 서로를 치유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폴랑폴랑 #동물행동심리 #동물행동용어 #동물행동전문가 #루어링 #luring #일상의보상 #보상 #강아지교육 #반려견교육 #고양이교육 #강아지기르기 #반려동물전문가 #반려견 #강아지 #고양이 #반려동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