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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langPolang Feb 12. 2016

신뢰와 연결 - 반려동물 교육의 열쇠

신뢰와 연결

오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을 대상으로 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반려동물을 교육하는 방법보다

폴랑폴랑이 어떤 시각으로 반려동물을 대하는지 최대한 간단히  소개드리겠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게임을 하나 해볼까요?

시간이 제한되어 있으니까 짧게, 아주 짧게 게임을 하나 해보겠습니다.


두 분씩 짝을 지어주시고, 한 분은 양팔로 팔짱을 껴주세요. 

팔짱을 끼지 않은 분이 팔짱을 낀 분의 팔을 푸는 게임입니다.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좋으니까 최대한 빨리 팔짱을 풀면 됩니다. 

시작!





어떻게 팔짱을 풀었나요? 



돈으로 유혹한 분

힘으로 해결한 분도 계시군요.


이런 방법은 어떨까요? 


상대방을 따뜻하게 안아주면 어땠을까요? 


그래도 상대방이 팔짱을 풀지 않았을까요?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길에서 너무나 아름다운 이상형을 만났다고 가정해볼게요.


가장 빨리 상대방과 키스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속도만을 생각한다면 가장 빠른 방법은 협박이겠죠? 

머리에 총을 들이밀며 키스해주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한다면 할  수밖에 없겠죠.


그렇지만 그렇게 키스를 한다고 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요? 

그 이상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관계는 그 순간에 끝나버리는 것이겠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상대방의 행동을 바꾸는 방법은 정말 다양합니다. 

그렇지만 과연 그 방법이 관계를 이어주는 방법인지, 

관계를 파괴하는 방법인지가 가장 핵심이겠죠.




쌍둥이 형제라고 해도, 똑같이 생긴 아이들이라고 해도, 각각의 아이마다 성품도 다르고, 생각하는 패턴도 다릅니다. 


각자 다른 선택을 합니다. 

따라서 대상이 누군지에 따라 교육법이나 접근법은 변경되어야 합니다. 


천편일률적인 기계 매뉴얼대로 '고치는' 대상이 아니죠.

대상이 연인이든, 부부이든, 자녀든 동물이든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살아있는 모든 생명에게 힘겨운 세상입니다.

어른, 아이, 동물 모두에게 그렇습니다.



본연의 욕구와 느낌은 억압되고, 의무만 강조되는 세상.

아이들도 어른도, 스펙 쌓기에 시달리며, 

어느 누구도 그들의 감정과 생각을 물어보지 않습니다. 



동물에게도 마찬가지로 힘든 세상입니다.

단순히 놀고 싶고, 뛰고 싶고, 다른 동물이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사냥을 다니고, 땅을 파고, 타고난 본성대로 지내고 싶을 뿐이지만......


사람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환경 속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원하는 것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혼란만 커지고 있고



너무나 당연한 자신의 욕구를 해결하는 것도 이해받기 어렵습니다.

개들조차도 개의 언어를 모르는 세상인걸요. 퍼피 밀이라는 개농장에서 태어나 집에서만 갇혀서 자라는 아이들은 개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매우 서툽니다. 



사람이 사는 환경에서 더불어 사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으면

반려동물은 스스로 그 방법을 찾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

자신에게 가장 보상이 되는 일을 찾고, 행동에 옮길 겁니다. 


그래서 언어가 다른 두 동물 - 사람과 개 또는 사람과 고양이 - 사이를 

연결해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트레이너, 훈련사가 하는 일이 

개에게 앉아, 엎드려, 손, 기다려와 같이 단순한 동작들을 가르치는 일을 한다면,


제가 하는 일은 동물의 행동심리를 통해 

반려동물이 스스로 다른 선택을 하고, 

행동을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집 앞 탄천에서 매일 반려견인 슈나우저들과 산책을 하는데요.

반려견과 산책 중에 만났던 외국인과 나눴던 이야기를  말씀드릴게요.

그 외국인은 우리가 말하는 잡종, 믹스견 한 마리를 데리고 산책 중이었어요.

서로 지금의 반려견을 만나게 되었던 스토리를 나누던 중에 그 친구가 물었습니다.

"산책 중에 슈나우저 만난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

그래서 한국에서 슈나우저들이 어떤 평가를 받고 있고, 

왜 슈나우저들이 드물게 보이고 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죠.

그러자 그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산책하다 보면 한국 반려견들은 트렌드가 있는 것 같아. 어느 한 해에는 요크셔테리어들만 다니더니,  그다음 해에는 몰티즈들만 다니고,  그다음 해에는 슈나우저들만 보이더니,  그다음 해에는 코커 스파니엘들만 보이더라고. 개의 수명이 최소 10년이 넘는데, 그럼 내가 그 이전 해에 보았던 반려견들은 모두 어디로 갔단 말이지? 난 그 사실이 너무 슬퍼."



함께 사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워 극단적 선택을 해야만 하는 반려 가족들을 도와 

그들이 건강하게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유기동물을 줄이는 확실한 해결책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려고 합니다.



버리지 마라, 학대하지 마라,

학대나 유기를 고발하고 처벌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겠지만

그것으로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그것이 동물의 행동심리입니다.



조금씩 더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즐거움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그렇게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올바른 정보와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길에서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영상을 하나 보여드릴게요.

승마를 해 본 분은 아시겠지만, 오른쪽 고삐를 당기면 말이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죠. 고삐를 당기면 입안의 재갈이 아프기 때문에, 고통을 덜기 위해 고개를 돌리는 것인데요. 고삐를 당길 때마다 말은 입안에서 호두까기로 누른 듯한 통증을 느낍니다. 

그래서 선진국에서 약 10여 년 전부터 고삐와 안장을 사용하지 않고, 

말도 사람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일이 시작되었고, 

10여 년 사이에 활성화되어 지금은 대회도 많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영상의 소녀는 청력을 잃은 10대 소녀입니다. 

온전히 바디랭귀지만을 갖고 말과 소통하고 있는 것입니다. 


말은 초식동물이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성이 많습니다. 

그래서 자그만 소리에도 놀라 쏜살처럼 달아나기 마련인데, 

그런 경우 말 등에 오른 사람이 위험할 수 있겠죠?

그런데도  어린아이들조차 이렇게 말과 함께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바로 신뢰입니다.

말이 함께 있는 사람을 100% 신뢰하고, 

사람도 말을 100%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되었을 때 

비로소 가능한 것입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 방법을 앞으로 알려드릴 거예요.


Q. 예전에 키우던 개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제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서 듣는 동안  울컥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Tv에서 하는 ‘우리 아이가 바뀌었어요’ 나 해외에서 하는 ‘Dog W…’ 같은 느낌이에요. 


A: 의미 있는 시간이 되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그런데 저는 그 프로그램의 방식이나 내용에는 개인적으로 공감하지 않습니다. 

대중은 즐겁게 보는 프로그램이지만, 전문가들이 볼 때는

프로그램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을 듣고 있자면 

듣는 사람이 민망해질 정도로 황당하고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동물의 행동심리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과학적 근거와 연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고 

반려동물은 

결코 어느 개인의 몇 가지 테크닉이나 요령으로 

버튼만 누르면 작동되는 기계가 아닙니다.


그런 프로그램들이 

대중에게 반려동물 교육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데 공헌을 했다면

 그런 점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잘못된 정보나 왜곡된 전달로 오히려 전반적 반려동물 문화에는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우려스럽습니다. 


영상 https://youtu.be/Vr4IUY_X6nc

※ 본 내용은 2011년 6월 2일 서울시 청년센터에서 진행된 강연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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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행동심리연구소 폴랑폴랑(www.polangpolang.com
    국내 최초/국내 유일의 국제 인증 반려동물 행동심리 전문가  

    저서 <당신은 반려견과 대화하고 있나요?> 

    반려동물의 감정(Feeling)과 니즈(Needs)에 공감하는 교육을 알리며 

    반려동물 교육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동물행동심리연구소 폴랑폴랑의 대표로 

    동물과 사람이 서로가 서로를 치유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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