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방송에서는
중국, 특히 북경 시민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지경의 공기를 마시며 생활하고 있다며 혀를 찼지만
북경과 서울의 공기 오염, 많이 다를까?
같은 날짜, 같은 시간의 측정치이다.
색상이 짙고 숫자가 높을수록 공기의 질이 낮은 것이다.
초록색은 공기가 맑은 편에 속하고, 노란색은 그럭저럭 생활에 불편은 느끼지 않는 정도다.
오렌지색인 날은 외출 시 목이 따갑고 눈이 가렵다.
붉은색은 공기가 아니다. 자동차 배기통에 머리를 박고 있는 것 같다.
보라색은 가스실이다.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겹쳐서 그렇다고?
글쎄. 황사 보도가 없었던 날에도 베이징보다 서울의 공기 오염도가 더 심각하게 나왔다.
매스컴과 정부는
공기 오염은 모두 '중국발' 미세 먼지와 황사의 탓이라고 한다.
(문제의 절반은 중국 탓, 나머지 절반은 북한 탓이다.)
그래. 그럼 다 중국 탓이라고 하자.
그러면 그냥 손 놓고 앉아 중국 탓만 하면서
황사에 온 나라가 뒤덮여 사라지면 '중국 때문이었어' 하면서 묻혀버리면 되는 것이겠군.
원인이 중국이 되었든 다른 것이든
이 땅에서 계속 생활을 영위하겠다는 생각이라면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무엇인가 진행이 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매스컴은 모두 같은 말을 한다.
"오늘은 황사와 미세먼지로 공기가 좋지 않으니 외출을 자제하세요."
실내에 있기만 한다면 아무 일 없을 거라고 말이다.
귀에 익은 방송 멘트가 있다.
"아무 일 없으니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라. 움직이지 마라."
북한의 핵실험이 허풍이 아닐지 모른다는 경고가 작년에도 계속 이어졌지만
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했다며 자축할 때도 '기술력이 턱없이 부족한 북한의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국방부와 정부는
"북한은 그런 거 할 줄 몰라. 괜히 허풍이야. 신경 쓰지 마. 안전하니까 가만히 있어"
라는 말만 반복했다.
국방부의 브리핑이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가?
귀에 익은 방송 멘트가 있다.
"아무 일 없으니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라. 움직이지 마라."
공기가 나쁘다는 것은
공기정화기 하나 들여놓고 내 호흡기만 마스크로 감싸는 것으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고
앞으로 오염된 공기를 먹고 자란 식재료를 내가 먹어야 한다는 뜻이고
오염된 땅에서
오염된 공기를 마신 나무와 꽃
오염된 공기로 병드는 반려동물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미세먼지는 마스크로 해결되지 않는다.
피부로, 점막으로, 세포로 침투될 것이기 때문에.
피부가 따가울 정도로 오염된 공기를 들이마시면서도
뿌연 먼지 속에서
프로필 사진을 찍고
건강을 위해 달리고
내일을 꿈꾸는 사람들을 보면서
선장의 말을 믿고
순진하게 안전한 오늘을 믿어 의심치 않던 모습들이 겹쳐 보이는 건
"바보 같이 그 말을 믿고 있어?
괜찮을 거라는 말에 대책 없이 기대고 있다가 다시 또 기회를 놓치려고?
네가 서 있는 여기가 어디인지, 정신 차리고 매서운 눈으로 현실을 똑바로 봐."
라고 다그치고 싶은 건
심술일까?
기성세대의 죄책감일까?
당신이 서 있는 그곳이 세월호 갑판인지 모른다.
그리고 아무도 당신에게 지금 탈출해야 한다고 말해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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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국내 유일의 국제 인증 반려동물 행동심리 전문가
저서 <당신은 반려견과 대화하고 있나요?>
반려동물의 감정(Feeling)과 니즈(Needs)에 공감하는 교육을 알리며
반려동물 교육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동물행동심리연구소 폴랑폴랑의 대표로
동물과 사람이 서로가 서로를 치유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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