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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침반 Oct 09. 2021

공명

2021.10.09

2011년 9월, 가을의 캠퍼스.


“갈수록 마음 맞는 사람 찾기 참 힘들더라.”


전화기의 건너편에서 들려온   마디, 그리고  뒤에 흐른 순간의 정적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특정한 주파수에서만 물체가 크게 진동하는 공명(共鳴)이라는 현상이 있다.


누구나 그 생각과 감정들, 그리고 삶의 여러 모습들이 담고 있는 주파수가 있다. 사람의 ‘결’이라고 표현해도 될 듯하다.


공명 현상처럼 서로의 주파수가 큰 울림을 주는 인연들이 있다. “마음이 잘 맞는다”는 이럴 때 쓰는 말인 것 같다. 다 말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는 사이들이 있다.


마치 교향악단처럼 서로 다른 주파수가 어울리며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서로 비슷한 현악 3중주만이 만들 수 있는 선율의 아름다움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계속 잘 지냈으면 좋겠어. 언제 또 찾을 수 있을지 모르거든.” 잠시 흐른 정적 가운데에 이 말이 담긴 것만 같았다.


더 이상 좁혀지지 않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그 거리가 가깝게 느껴지는 인연들이 있다는 것은 소중한 기적이다.


오늘도 그 기적에 기대어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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