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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침반 Oct 06. 2021

벽돌 쌓기

2021.10.05

캠퍼스 학생회관 밖에서 (2011.05.06)


박사논문 디펜스를  마친  선배가 해준 이야기다.


신입생으로 처음 들어올 때는 여기서 연구를 하면서 화려한 건물 하나 짓고 나갈 줄 알았는데, 지금 와서 보니 작은 벽돌 하나 잘 굽고 나가네. 그럴 수 있어서 다행이야.


대학원생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보내는 하루하루는 이와 다르지 않다. 원대한 목표와 화려한 꿈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일상 속에서는 매일 벽돌 하나를 쌓아 올린다.


각자의 자리에서 맡겨진 일을 하면서, 주위의 사람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삶을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나중에 보면 어느 벽돌을 어떤 순서로 쌓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처럼, 대부분의 하루는 구체적인 기억으로 남지 않는다. 그저 하나씩 차곡차곡 쌓여갈 뿐이다.


그렇게 쌓여가는 무언가가 비바람을 막아주는 집이 될지, 누군가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벽이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후자가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알 수는 없는 일이다. 그저 주어진 하루를 보낼 뿐, 그 하루들이 모이고 쌓여서 어떤 모습으로 남을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신학자 라인홀드 니버가 남긴 말이다.


모든 가치 있는 일들은 한 사람의 일생에 이룰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희망을 가져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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