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침반 Dec 07. 2021

언어의 영향

2021.03.19

2021.11.24


글을 쓰는 취미가 어디에서 왔을까, 궁리를 해보다가 아래의 논문을 찾게 되었다. 학교 도서관의 논문 데이터베이스를 이렇게 활용할 수 있을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었다.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셔서 기억 속에 간직한 추억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요즘도 심심하거나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마다 끄적이는 잡념들을 직접 보여드리고 의견을 여쭤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거의 40년이 지난 지금, 직접 쓰셨을 논문 원고를 컴퓨터로 다시 "필사"하는 느낌은 표현하기 어렵다. 이 논문에서 이세보의 시조를 분석하셨듯이 이런 방식으로라도 어떤 분이셨는지,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조금이나마 알아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단순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보면 볼수록 아주 작은 관심사와 취미들도 모두 알게 모르게 물려받았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국어 생활이 달라짐에 따라 문학의 역사가 달라진다고 한다. 시대가 언어를 만들고 문학은 언어와 절대적으로 불가분리의 관계에 있기 때문에 시인의 처지는 그 시대의 언어를 창조하기도 하며, 이루어진 언어의 영향을 받는다고도 말할 수 있다.

이세보는 고시조 작가 중 가장 많은 시조를 지었으므로 그가 시조에서 즐겨 쓴 어휘를 고찰함으로써 그의 시조를 심도 있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며, 또 어째서 그 같은 어휘를 즐겨서 써야만 했었는지를 알아봄으로써 그의 작가적 의식을 뚜렷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세보의 시조에서 쓰여진 어휘의 빈도수 통계는 별표와 같다. 여기에는 빈도수 2회 이상 되는 어휘만을 제시하였다. 어휘를 품사별로 분류해서 빈도수를 조사 연구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여기에서는 작자가 자주 쓴 어휘를 대상으로 하여, 어째서 그 같은 어휘를 자주 썼는지의 의미를 살펴보고 그럼으로써 작자의 인생관, 사상 관념을 더욱 뚜렷하게 알아보고자 함에 연구목적을 두었다.

시조 작품 1수 1수는 여러 단어 어휘의 집합으로 이루어진다. 시조 작자가 많은 양의 작품을 짓게 되면 자연히 작자의 의취에 따라 빈도수를 더하여 가게 될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의식적이면서도 거의 관습적으로 행하여진다고 볼 수 있다.

--- 진동혁, "이세보 시조의 어록적 고찰," 시조학 논총 창간호 (1985): 114-15.

작가의 이전글 12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