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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침반 Feb 03. 2022

지도

2022.02.02

북촌 한옥마을. 2012.07.27.


다녀본 길만 머리에 들어온다. 집 근처의 식당, 카페, 슈퍼를 갈 때 내비게이션을 설정하지 않아도 편하게 운전하고 다닐 정도로 익숙해질 때까지는 몇 달이 걸렸다. 낮에도, 밤에도 자주 다녔던 길일수록 지나갈 때 편안하기 마련이다.


누구나 행동, 생각, 감정의 습관이 있다. 그 모든 것을 통틀어서 ‘성격’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닐까. 굳이 MBTI 검사를 하지 않아도 우리는 자신에게 어떤 성향이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새로운 상황에 부딪히면서,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면서 종종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도 있다. 그리고 이렇듯 한때 낯설던 생각과 감정의 습관들이 반복되다 보면, 그 길들을 자주 다니면 내면의 지도가 조금씩 확장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 지도의 밝은 부분도, 어두운 부분도 적어도 스스로에게는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기를 원한다. 일단 어느 땅에 두 발을 딛고 있는지 알아야 다른 사람도, 세상도 더 편안한 마음으로 대할 수 있는 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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