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2022.02.10

by 나침반
398175_10150600354122257_1159878987_n.jpeg 2012년 3월, 워싱턴의 FDR Memorial에서.


“이메일만 답하다가 하루의 절반이나 지나가다니!”


예전에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들을 보다가 대학교 3학년 쯤에 썼던 이 문장을 보게 되었다. 소위 "사무적"인 일만 하다가 하루의 큰 부분이 지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모양이다.


일을 시작한 이후로 정말 이메일만 보내다가 하루가 통째로 지나가는 날이 적지 않음을 자주 느낀다. 영수증 정리, 예산 작성, 행사 준비 및 일정 조율, 타 기관/단체와의 협력, 전체 팀 회의 일정 공지 등 다른 직장과 분야에서도 있을 법한 일들을 일부 맡아서 하고 있다. 이 모든 일을 “실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조직에서나 실무의 신속하고 합리적인 처리는 대단히 중요하다. 아무리 관련 분야에 대한 지식과 통찰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지라도 실무가 미흡하면 그 전문성은 충분히 구현되지 못하고, 구체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실무 감각이 특출해도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부족하면 성능이 뛰어난 자동차에 핸들이 없는 것과 같다.


물론 둘 중에 어느 하나도 잘 하기가 어렵고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누구나 장점과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각자의 역할이 있을 것이다. 선장은 목적지를 제시하고 수평선을 바라보며 방향타를 잡아야 하고, 항해사는 배가 고장나지 않도록 기상조건을 살피며 기관실을 밤낮으로 지켜야 한다.


자신의 역할을 알고, 타인의 역할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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