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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침반 Dec 14. 2022

불편함에 대해

2022.12.13

2013년 여름, 오슬로 시청사.


걸어온 길이 다르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를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에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다른 의견, 그중에도 완전히 반대되는 의견을 마주하는 건 언제나 불편한 일이다. 그 불편함을 회피하는 것이 익숙해진 시대다. 진영논리의 틀을 조금씩 허물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서둘러 “내 편”을 찾아서 진지를 구축한다. 반대편에 있는 사람을 입체적으로 이해하지 않고 간편한 비난의 화살을 날린다. 그 사이에서 아직 갈 곳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몸을 웅크리고 숨어버린다.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정치적 양극화에 대한 걱정이 많다.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려운 구조적인 원인들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개인이 미시적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도 있을 것이다.


시야가 넓어지고, 다양한 관점에 대한 이해가 생기는 것은 불편하고 때로는 심지어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내가 속이 좁고 생각이 짧은 사람이었구나, 를 인정하는 것은 전혀 유쾌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불편함을 피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 불편함을 아주 가끔이라도 일부러 견뎌야 한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쉽거나 당연한 일이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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