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2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그동안 살아온 길을 더 많이 설명해야만 한다.
20대 초와 지금만을 비교해도 그렇다. 사적인 내용을 전부 배제하더라도 새로 설명해야 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것을 듣고 난 후에 전해주는 위로보다 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덤덤하게 건네주는 위로가 갈수록 따뜻하게 다가온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모든 것을 다 말할 수 없는 일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말하지 않는 부분을 눈치채고도 어떤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 짐작하며 캐묻지 않는 배려가 고맙다.
그 배려를 똑같이 건넬 수 있을까. 누구나 고유한 배경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 내용을 처음부터 모두 알 수는 없겠지만, 그동안 살아온 삶의 무게를 의식하고 존중하는 연습을 이제야 하고 있다.
서로 스스럼없이 친해질 수 있는 나이는 이미 지났지만, 이제는 보다 다양한 계기로 맺어진 인연들이 주는 풍성함을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