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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8

by 나침반
2025.02.08

한쪽이 의지를 상실해도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인연이 얼마나 될까. 굳게 걸어 잠근 문 앞에서 언제까지나 기다릴 사람은 많지 않다.


잠시 닫혀 있다면 어떤 사정이 있을 거라 믿으며 기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잠겨있는 문이라면 홧김에 잠그지는 않았을 터.


문이 닫혀 있음을 처음 보고, 손잡이를 돌려보면서 잠겨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여러 번 두드려도 답이 없음을 발견하면서 마음은 멀어지기 마련이다.


설령 자신이 잘못한 부분이 있더라도 닫힌 문 앞에서 용서를 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미 대화가 철저히 단절되었다면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지도 모른다.


언젠가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웃으며 반갑게 인사하는 것이 지금부터 미리 주저되는 누군가가 생기는 건 슬픈 일이다.


그저 서로를 향한 의지의 무게가 달랐거나, 혹은 마음의 여유가 부족했던 거라고 짐작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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