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 있으면서도
그게 어둠인지 몰랐다.
맨발로 걸으면서도
발이 아픈지 몰랐다.
거절당하고
외면당하는 데
굳은살이 박여
사는 건 원래 죽을 만큼 힘든 건 줄 알았다.
모자란 나만 세상을
버겁게 느끼는 거라 생각했다.
나보다 더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누군가가 있을 테니
이 정도 시련에
힘들다고 투정 부려서는 안 된다.
눈물 흘려서는 안 된다.
사는 건 응당 그래야 되는 건 줄 알았기에
시련이 날 무너뜨리려 할 때마다
내 나약함을 꾸짖었다.
막막한 벽을 마주할 때면
앞을 보지 못하는 내 눈을 탓했다.
'버티자'
그 한 마디 가슴에 담고
미약한 내가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는
일을 마주 보자며 마음을 다지는 일,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묵묵히 내 길을 가다 보면
살만한 세상을 만나게 될 줄 알았는데...
신음 조차 내지 못한 채
아픔을 견디고만 있던
나와 같은 사람들의 외침을 듣는다.
미약할지 몰라도 쉬이 꺼지지 않을
온기를 느낀다.
눈물로 피워 낸 불씨,
노란 그 불씨를 보고서야 알았다.
날 꼼짝달싹 못하게 했던
어둠의 실체가 무엇이었는지.
대낮처럼 환한 밤을 걷는데도
왜 늘 앞이 보이지 않았는지를.
번져가는 빛을 보며 생각한다.
어둠 속에 있었던 게 아니었다고.
가슴 깊은 곳에 불씨를 지니고 있었던 것뿐이라고.
그리고 확신한다.
가슴속 따뜻한 온기가
천막을 휘둘러 만든
이 어둠과 추위를 사라지게 할 것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