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의 전략

by Lunar G

친구 남편이 휴직계를 내고 나왔다. 몸이 상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매일 같이 잠을 설치는 일을 평생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그는 이직을 준비했다. 가고 싶었던 회사에 원서를 넣었다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낙방 소식을 전해왔다. 내정자가 있었다는 후문을 들었다고 했다. 뒷배가 없으면 뭘 해도 안 된다며 친구는 세상을 욕했다.

절박한 언저리 청춘의 사춘기, 또 다른 친구가 면접을 보고 왔다. 보장된 월급을 포기하고 직장을 나오기까지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그 친구 앞에도 어김없이 내정자가 버티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현실인지 이 시대의 실상인지, 사방이 다 내정자다.

낙담해 보이던 친구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내정자를 밀어내고 합격을 했다는 반전이다. 무엇하나 장담할 수 없는 게 인생이라더니 운명을 넘어서는 의지도 있나 보다. 아니면 그날 그 친구의 운이 끝내주게 좋았던가.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것과 같은 짜릿한 기쁨이 몸을 쓸고 간다.

꿈의 출발점에 당도하기를 기다린 지 근 십 년이다.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말을 참 많이도 들었다. 인맥이 지름길이라느니 심사위원의 구미에 맞추라는 조언도 적지 않게 들었다. 그런데도 혼자 끙끙거리며 여전히 고집을 부리고 있다. 꿈을 막아서는 게 무엇이건 그걸 넘어서야만 한다면 내 식으로 극복하고 싶다며 말이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 내정자를 밀어내고 합격한 친구처럼 내일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게 무엇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포기할지 아닐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앞일을 확신할 수 없다 해서 무턱대고 겁부터 집어먹을 필요는 없다. 내 믿음을 붙들고 나아가는 것, 어쩌면 그게 운명이라는 골리앗을 넘어뜨리는 최선의 전략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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