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나도 모르겠다.
이 끈만 놓으면 편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취미로서는 더없이 좋을 생업,
한 마디 답도 주지 않았던
이 일을 붙들고 10년 넘게
대체 뭘 한 건지.
새 길을 찾아 나서서
새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고
거기서부터 다시 아득바득,
품위와 구차함 사이에서
초라해지는 나를 보며 한숨을 뱉고
그것밖에 안되냐며 스스로를 비웃고 있겠지.
결국 무릎 꿇어버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겠지.
남들이 말하는 '거 봐'에 수긍해버린
스스로를 더는 마주하지 못하겠지.
근데 있잖아...
지금은 죽을 듯 힘이 들어.
어디다 숨을 뱉어야 할지를 모를 만큼
지독히 두려워.
한 순간 심장이 멈춰버릴 만큼
숨 쉬는 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참고 있는 게 힘든 일인 줄 몰랐던 그때가 좋았는데.
더는 극복 불가능해 보이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붙들고 늘어지는 그 일,
나 같이 평범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람한테는
생사를 걸고 하는 일이라... 너무 버겁네.
홀로 하는 시간 여행
번번이 손가락질당하고
비아냥 거리는 소리나 듣는 이 일을 지키기가
지구를 지키는 것보다 더 고된 것 같아.
꿈, 열정, 이상 같은 걸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으니까.
그래도 누군가는 계속 가라고 해주면 좋겠는데...
이게 끝이 아니면 좋겠는데...
말에 담아낼 수 없는
마음속 이야기가
아쉬운 새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