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사랑이 힘이 되어주기도

by Lunar G

지독히 아파했고

처참하게 매달렸고

야멸차게 외면당해서

떠올리기 조차 싫은 넌데


이 봄날

사람들에 치이다 보니

그림자도 보기 싫었던

네가 남긴 흔적에서

위로를 받는 나를 본다.


지치긴 지쳤나 보다.

내 귀를 스쳐가는 네 목소리가

기댈 곳이 되어주고 있는 걸 보니.


아니라고 해도 오늘을 버티기가

힘들긴 힘든가 보다.

네 사랑을 받은

내 지난날이 버팀목이 되어주는 걸 보니.


그럼에도

너는 내 곁에 없고

나 역시

네가 돌아오기를

바라지도, 기다리지도 않고.


덧없이 느껴지는

통증 같은 날들이

얼른 지나가기를.

너를 꺼내보며

사랑받았던 내 모습에 위안받지 않기를.


상처뿐인 줄 알았던 그 사랑이

상처로 남루해진 내가 안길

품이 되어 주는 걸 보니

그 사랑, 이젠 정말 과거가 되었나 보다.


Fernand Khnopff_The Veil_1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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