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고 싶지 않다

by Lunar G

이해하고 싶지 않았는데 해독할 수 있게 되면서

더는 타인을 악인으로 몰아가지 못하게 되었다.

이해력이 넓어지는 게 지독히도 싫은데

나이를 먹을수록 어째 암기력은 떨어지고

이해력만 늘어간다.

네가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게 한심하고 싫은데

한편으로는 그래, 너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하게 된다.

내가 포용력이 넓은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나도 네 상황에 처해봐서

나도 네가 타인들에게 상처 주는 만큼 받아봐서

사는 게 지랄 맞다는 순간을 지치도록 많이 마주해봐서

말로 다할 수 없이 짜증 나고

분노도 치밀어 오르는데

사는 게 다 그렇더라 하며 혀끝에 이른 말을 삼키게 된다.

다 품어주지도 못하면서

이해력만, 인생 해독력만 높아져서는

매일 같이 오해하고 매 순간 부들거리면서도

돌아서면 한숨 쉬고 돌아서면 운다.


이해력이 높아지는 것만큼

구슬픈 일도 없다.



이해하지 말고 살면 좋겠는데

이해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 늘어만 간다.


그래서 삶이 참 서럽고 아프고 시리다.


Woman Seated in a Dark Room_1895_Edouard Vuill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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