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와 무지

by Lunar G

가만 들여다본다.

나를 둘러싼 말을, 상황을.


어떤 말은 화살이 되어 가슴에 박힌다.

무지라는 탈을 쓰고

권력이라는 옷을 입고

무례라는 조소를 두른 채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가슴을 가격한다.


여파,

화살을 맞았다.

가슴에 예리한 날이 박혔는데

참는데 인이 박여서

아픈지도 모르고

가슴이 검게 타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괜찮다는 말조차 뱉지 못했다.


반추,

그대의 혀가

검게 물들어가고 있음을 본다.

그것도 힘이라고

군림하려는 그대를 본다.

그런데 어쩌나

나는 아프지가 않다,

흔들림도 없다.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음은

내게 그런 언사를 내뱉은 그대가 서글프기 때문이다.

퇴색해버린 그대의 찬란했을 청춘이 아깝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게

영혼을 좀먹는 일은 아닌 텐데

그럼에도 그대에게 파편으로 남아 반짝이는 그 무엇이

그대의 가능성이기를 기도한다.


나는 또 묵묵히 내 길을 가련다.

안개 같은 무엇이

바위 같은 무엇이

가슴을 막아와도

묵묵히 내 길을 가련다.


그 무던함과 곧바름이

그대가 어떤 말로도 침해할 수 없는

나이기 때문이다.


이 촌스러운 고집이 나니까

이건 얼마를 지불해도, 어떤 겁박을 주어도 침해할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나와 가까워지고 싶다면

검은 혀를 들이밀 게 아니라

정중히 고개를 숙이고 시간을 들여 내 입이 열리기를 기다렸어야 했다.


분노마저 치밀지 않는 냉정과 고요.

습기가 가시지 않은 이 오후의 그림은 뷔야르의 침대.

쉼이 필요한 내게 주어지는 한 점의 쉼터.


뷔야르 침대.jpg In Bed _Edouard Vuillard


네 발로 걷기를 자초한 예의를 잃은 인간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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