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내 봄이라고

by Lunar G

나는 지금 무방비해. 가슴에 천 톤 철근이 산처럼 쌓여있는 것처럼 속이 갑갑해. 끝이 보이지 않는 덩어리에 숨이 턱 막혀. 이걸 언제 다 덜어내니. 다들 깃털처럼 사뿐히 걸으며 봄을 만끽하는데 나는 왜 구들장 같은 여기 들어앉아 이 무게를 마주하고 앉아 있어야 하는 거니. 무거워 죽겠다. 서러워 죽겠다. 아파 죽겠다. 죽겠다. 죽겠다. 죽겠다. 그러고 살기 위해 죽음을 칭얼거려. 울면서 시간에 기대 철판을 한 장씩, 한 장씩 덜어내. 하루를 버티는 게 내게서 허리를 휘게 하는 이 유령 같은 삶의 무게를 덜어내는 거라 위안하며 말이야.

이 무모한 노력의 끝은 어디에 닿아있는 건지. 이게 다 내가 처리해야 될 거라니. 아니, 대체 누가 이걸 여기 둔 건지. 끝이 안 보여. 주저앉아 울고 싶다. 나더러 어쩌라고 이런 걸 막무가내로 이렇게 쌓아 둔 거냔 말이야. 덜어진 만큼 채워지고 버틴 만큼 힘들어지는데 바보같이 내일은 나아지겠지 그러고 있어. 나에게 그리고 너에게 부끄러워지기 싫으니까, 손 털고 나온다고 후련해지지 않는다는 걸 아니까, 그럼에도 내일은 올 거라고 믿고 있으니까.

이 버팀이 빛이 나면 좋겠어. 내 분투가 너의 버팀목이 되면 좋겠어. 그리고 네가 알아줬으면 좋겠어. 너의 나로 존재하기 위해 내가 죽을 만큼 노력하고 있다는 걸. 그게 너의 하루를 채우는 힘이 되어주면 좋겠어. 그리고 네가 내게 말해줬으면 좋겠어. 내 가슴 위 철근을 내려 둘 어깨가 내 옆에 있다고. 네가 내 봄이라고.


Jean-François Millet_Dandelions_1867(8).png Jean-François Millet_Dandelions_18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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