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감정에 서툴다

by Lunar G

아는 줄 알았는데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다고 확신했는데

모를 리 없다고 믿었는데

모르면 바보라고 비웃었는데

모르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몰아세웠는데


알고 보니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너도

나도

이 혼란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심장이 뜯겨 나갈 듯이 아픈 건

가슴이 녹아내릴 듯이 아린 건

무지의 독이다

무지의 복이다


시간이 지나면 파고는 가라앉고

일상은 다시금 나를 길 위에 세울 것이다


허니 지금은

이 지독한 시간을 견디는 것 밖에

다른 수가 없다


C H Daubigny_Apple Trees at Auvers_1877.jpg C H Daubigny_Apple Trees at Auvers_1877

오롯이 혼자

통화버튼을 누르고픈 두손을 맞잡은 채

손이 없는 사람처럼

입이 사라진 사람처럼

가만 앉아

네가 나를 무심히 지나가 주기를

지나가 버리기를 기다리는 것 밖에

다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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