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줄 알았는데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다고 확신했는데
모를 리 없다고 믿었는데
모르면 바보라고 비웃었는데
모르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몰아세웠는데
알고 보니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너도
나도
이 혼란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심장이 뜯겨 나갈 듯이 아픈 건
가슴이 녹아내릴 듯이 아린 건
무지의 독이다
무지의 복이다
시간이 지나면 파고는 가라앉고
일상은 다시금 나를 길 위에 세울 것이다
허니 지금은
이 지독한 시간을 견디는 것 밖에
다른 수가 없다
오롯이 혼자
통화버튼을 누르고픈 두손을 맞잡은 채
손이 없는 사람처럼
입이 사라진 사람처럼
가만 앉아
네가 나를 무심히 지나가 주기를
지나가 버리기를 기다리는 것 밖에
다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