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 속는 것

by Lunar G

아플 거 모르고 시작한 것도 아니면서

행복이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란 거 모르고 시작한 것도 아니면서

행복한 만큼의 고통을 내줘야 한다는 거 알고 시작했으면서

웃음만큼의 눈물을 지불해야 한다는 거 알고 시작했으면서

죽을 만큼 아파도 좋다고 시작했으면

왜 자꾸 힘들다고 하니


너와의 사랑이니까

이 사랑에는

아픔, 슬픔, 고독, 외로움,

이런 거 없었으면 해서

자꾸 기대를 하게 돼


그맘 모르는 거 아니지

현실에서 멀어지게 하는 게

자꾸 꿈을 꾸게 하는 게

환상을 만들어 내는 게

완벽한 세상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게

그래서 알면서도 속게 하는 게 사랑이니까

기대하게 되는 게 맞지


네 사랑이 애달파서

아프지 않을 거라고

웃을 일만 가득할 거라고

눈물 따위 없을 거라고

따뜻하기만 할 거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그건 거짓말이니까.....


대신 이것 하나만은 약속해 줄게

네 가슴이 애달픔을 지우기 전까지는

이 손 놓지 않고

묵묵히 너와 함께

같이 사랑에 속아줄 거라는 거


Edvard Munch_Cupid and Psyche_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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