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홀로 판단하고
결정 내릴 수 있는 게 아닌 미지의 힘.
만나게 될 사람은 만나게 되어있다.
미련스레 기다리건 매몰차게 외면하건
선택은 각자의 몫.
어떤 길을 택하건
죽을 만큼 외롭고 힘든 건 마찬가지다.
그를 붙들고 함께 벼랑 끝에 서느냐
그를 놓고 벼랑을 벗어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벗어나려 할수록
더 아플 것이다,
내가 사라져버릴 것처럼 시릴 것이다.
그게 헤어짐의 법칙이고
사랑했기에 치러야 할 대가다.
Woman_at_a_Window_C. D. Friedrich
이별을 마주하고도
여전히
네가 돌아오리란 기대를 버리지 못한다.
그 길이 덜 외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세상에 홀로 버려진 것 같다 해도
내일,
뭔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기대를 붙들어서는 안된다.
부정하고 싶을 뿐, 이미 나는
네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인연에 막연한 기대를 품지 말고
빈 손에 떨어진 눈물을 먼저 닦아야 한다.
내가 붙들고 있던 게 네 손이 아닌,
내 손이었다는 걸 알게 되는 그날엔
내편인 나마저 나를 붙들 수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내게 마음이 있었을 사람이라면
애초에 나를 떠나지 않았다.
그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더는
녀석에게 여지를 주지 말아야 한다.
이젠
닳아 떨어진 인연의 끈이 아닌
새로운 인연의 실을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