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일기를
읽으며
지난날 나를 만난다.
바람이 속살거리는 밤
습관처럼
누군가를 그리는,
변치 않는 이 맘을
한편으로는 야속해하고
한편으로는 감사해한다.
지키지 못한 약속
지울 수 없는 시간
나는
여전히 너를 꿈꾸고 있다.
바람에게 속삭인다.
꿈이 아니었길
너를 통해 살아있음을 느끼고
너로 인해 살아가야 할 이유를 새기던
그 시간이 거짓이 아니었길.
아프고 힘들었어도
너라서 참 좋았다
너라서 참 고마웠다.
너는 사라지고
추억은 흐릿해져 가지만
함께 한 시간만은 퇴색되지 않게
너의 나로
나의 너로
서로에게
아름답게 남아주길.
비가 속살거리려는 밤,
그리움으로 가슴을 적시는 밤,
더없이 밝은 달 아래서
네 빈자리를
지난날 일기로 대신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