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만큼 다 했다

by Lunar G

돌아선 네 등에 대고

눈물로 사랑을 호소했다.


한 톨의 감정도 남아있지 않은

네 눈 앞에서

유효기간 지난 사랑을 애걸했다.


처절하게 무너지는 나를 외면하며

네 손을 붙들었다.

알고 있었다.

이 모든 게 아무 소용없으리란 걸.

넌 돌아오지 않으리란 걸.


그럼에도

여전히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기에

나는 네게 매달려야만 했다.


사랑 때문에

비참해지는 것,

비굴해지는 것

그게 내 사랑에 대한 충실이었다.


바닥까지 떨어지는 날 대면하고서야,

너저분한 날 보는 네 싸늘한 눈을 마주하고서야

우리가 끝났음을

내 사랑이 현재 진행형이 아닌

종료된 추억임을

내게 각인시켰다.


이별은

날 처절하게 만들고서야

내게서 널 지우려는가 보다.


La Toilette_Henri_de_Toulouse-Lautrec_1896.jpg La Toilette_Henri de Toulouse-Lautrec_1896

눈물 흘리며 매달리던 날

내치던 널 등지고

돌아오던 길

다시는 널 떠올리지 않겠다,

더는 널 나보다 먼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허깨비 같은 사랑을 위해

비참해진 날 마주하고서야

널 덜어내야 하는 오늘을 현실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널 좋아하는

이 이기적인 마음이 가져다준

날 잃을 수도 있겠다는 위협감과

내 자존감이 회복할 수 없이 훼손되었다는 막막함.


살아 있는 널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사랑을 애걸하고 내쳐지길 반복하며

매일 같이 '너의 나'를 지우는

고문 같은 확인사살을 해야 했다.


사랑하던 네 앞에서

눈물도 흘려봤다.

매달려도 봤다.

애걸도 해봤다.


변한 사랑을 앞에 두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는데도

너는 돌아오지 않았다.


바닥까지 내려가서 좋은 건
더는 내려갈 곳이 없다는 데 있다
이제 더는 지난 사랑에 미련은 없다.


나는

내 사랑과 헤어짐에 충실했다.

더는 너로 인해 비참해지지 않을 것이다.


너 역시 내게 그랬다면

과분한 그 사랑받아 고마웠다.

우리 둘 다 후회 없을 사랑을 했으니

이제 더는 뒤돌아보지 말자.


분노와 배신의 날로

찢고 할퀴며

서로에게 상처 내는
멍청한 짓 더는 하지 말자.


우리는 사랑을 했고 그 끝으로 헤어짐을 선택했다.


그게 서툰 우리 사랑이 남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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