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이 비처럼 쏟아진다.
이제 화살 따위에 상처받을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그게 잘 안된다.
사람이 남긴 상처
운명이 남긴 상처
내가 남긴 상처
그리고
사랑하던 네가 남긴 상처까지
온몸이 상처 투성이다.
다른 건 조금씩 아물어가는 데
네가 남긴 화살 자국은
시간이 갈수록 더 선명해진다.
사는 데 지쳐
사람에 멍들어
잊고 있었다.
그 상처가
사랑의 화살 자국이었다는 걸.
그 흉 지워 버리면
너도 지울 수 있을까.
힘든 일이 많아지니
네가 자주 떠오른다.
눈물이 나는데,
내가 자꾸 우는데
기댈 어깨가 없다.
길 가다가 울고
영화 보다가 울고
전화하다가 울고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는데
손수건을 건네던
네 자리는 비어있다.
저무는 하늘을 손수건 삼아
눈물을 훔치며 생각한다.
사랑과 익숙함을 착각해서는 안된다.
기댈 누군가가 필요한 것뿐,
네가 그리운 게 아니다.
목놓아 울 수 있는
익숙한 어깨가 필요할 뿐
다시 그 사랑을 시작하고 싶은 게 아니다.
사는 게 힘들어
자꾸 네 생각이 나는 것뿐이다.
네가 돌아온다고
내 삶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네 빈자리에 커피 한 잔 놓아두고
탁한 한숨 내려놓으며
또 서럽게 운다.
삶이 시린 건지
지난 사랑이 아픈 건지
미련한 내 순정이 슬픈 건지
마르지 않는 눈물이 구슬픈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