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던 이에게
미안하다는 말만큼 잔인한 말은 없다.
너는 이미
나를 그리고
나를 사랑한 너를 유린했다.
네가 내게서 등 돌려 선 그 순간
우리 사랑은 끝났다.
유린 밖에 남겨진 게 없는
사랑에
미안하다는 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미안함은
날 잃은 너 자신에 대한 연민일 뿐,
사랑에 있어 사과가 되돌릴 수 있는 건 없다.
죽어버린
사랑을 앞에 두고
미안하다는 건
벌겋게 물든 손을 닦으며
고인에게 사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사과가 죽은 사람을 살리지 못하는 것처럼
끝난 사랑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세월이 상처를
아들을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마라.
너는 내게 씻을 수 없는 흉을 남겼고
나는 그 아픔 속에서
죽을 고비를 넘어왔다.
우리 사랑의 골든 타임은 이미 지났다.
네 사랑에 대한 동정에 젖어
알량한 감수성으로
날 찾아와
나까지 질척거리게 하지 말라.
사랑이었다면
네가 내게 그토록 잔인할 수는 없었을 것이고
그럼에도 네가 내 사람이었다면
나는 널 견뎌주었을 것이다.
그러니 미안해하지 마라.
우리는 이미 끝났다.
네 사과는
지난 사랑에 대한 농락이자
추억을 역하게 물들이는 짓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