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눈물

by Lunar G

눈이 무거운 날에는

맥주를 마신다.


스스로에게 눈물을 허락할 만큼

관대하지 않은 나를 덜어내기 위함이다.


눈물을 흘릴 만큼

삶에 최선을 다했던가,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못하다는 이들 속에서

내게 닥친 시련을 과연 힘들다 할 수 있을까.


현실에 대한 반문과

나약함에 대한 질책,

눈물샘을 채운 눈물은

차마 볼을 타고 흘러내리지 못한다.


더 노력해야 한다.

더 다부지게 세상을 마주 봐야 한다.


다짐을 거듭해보지만

자꾸 눈물이 차오르고

눈은 점점 더 무거워져 간다.

Reaching Up from a Snowy Grave_Max Desfor’s.jpg Reaching Up from a Snowy Grave_Max Desfor’s


눈물을 덜어내야 한다.

그래야 숨을 쉴 수 있다.


눈물 때문에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다는 투정

그 투정에 맞서기 위해 맥주를 든다.


참는 것만 배워왔기에

견디는 게 전부가 된 삶이었기에

제대로 잘 우는 법을 모르는 나는

맥주의 힘에 기대

누구의 시선도 없는 검은 방에서

나를 붙들고 운다.


비루한 나를

비웃듯 내려다보는

내 시선을 느끼며

분하다며 원통하다 소리치며

맥주를 넘긴다.


입으로 들어간 맥주가

눈으로 나오는 거니까

내가 우는 게 아니다.

세상의 매질에 승복한 게 아니다.


맥주 거품에

약해진 마음을 덜어내고 있을 뿐이다.

울고 나면 내일은

사는 게 조금 가벼워져 있을 것이다.


맥주가 당기는 날,

눈물 비가 가슴을 적시는 날

거품 같은 그 비가 그치고 나면

눈물이 마르고 나면

화창한 하늘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면 다시

삶을,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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