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무거운 날에는
맥주를 마신다.
스스로에게 눈물을 허락할 만큼
관대하지 않은 나를 덜어내기 위함이다.
눈물을 흘릴 만큼
삶에 최선을 다했던가,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못하다는 이들 속에서
내게 닥친 시련을 과연 힘들다 할 수 있을까.
현실에 대한 반문과
나약함에 대한 질책,
눈물샘을 채운 눈물은
차마 볼을 타고 흘러내리지 못한다.
더 노력해야 한다.
더 다부지게 세상을 마주 봐야 한다.
다짐을 거듭해보지만
자꾸 눈물이 차오르고
눈은 점점 더 무거워져 간다.
눈물을 덜어내야 한다.
그래야 숨을 쉴 수 있다.
눈물 때문에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다는 투정
그 투정에 맞서기 위해 맥주를 든다.
참는 것만 배워왔기에
견디는 게 전부가 된 삶이었기에
제대로 잘 우는 법을 모르는 나는
맥주의 힘에 기대
누구의 시선도 없는 검은 방에서
나를 붙들고 운다.
비루한 나를
비웃듯 내려다보는
내 시선을 느끼며
분하다며 원통하다 소리치며
맥주를 넘긴다.
입으로 들어간 맥주가
눈으로 나오는 거니까
내가 우는 게 아니다.
세상의 매질에 승복한 게 아니다.
맥주 거품에
약해진 마음을 덜어내고 있을 뿐이다.
울고 나면 내일은
사는 게 조금 가벼워져 있을 것이다.
맥주가 당기는 날,
눈물 비가 가슴을 적시는 날
거품 같은 그 비가 그치고 나면
눈물이 마르고 나면
화창한 하늘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면 다시
삶을,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