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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래파파 Aug 01. 2019

글로 의사소통을 한다

직장인들은 왜 글을 써야하는가

 운이 좋게도 공무원이 되었다. 내 노력보다 더 큰 보상을 받은 것 같아 얼떨떨했다. 사실 공무원이 무슨일을 하는지, 나는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아무것도 모른 채 입사를 했다. 신입공무원 교육 때 그저 신나게 놀았다. 많은 교육을 받았지만, 내용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한가지 인상깊었던 것은 보고서 관련 강의이다. 공무원은 보고서로 시작해서 보고서로 끝난다. 모든 의사소통은 보고서로 한다. 


 비단 공무원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글로서 의사소통을 한다. 형식을 갖춘 보고서가 아니더라도 간단한 메모, 내부 통신망을 사용하여 글로서 의사전달을 한다. 가장 기초적이지만 중요한 이유는 '근거'를 남기기 위함이다. 


 일을 하다보면 결정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이때 상관에게 보고를 해서 지시를 받고 업무 수행을 한다. 만약 구두로만 업무 지시를 받고 그대로 수행을 했다고 가정해보자. 향후 그 업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 소재를 어떻게 가릴 수 있을 것이가. 나는 분명히 지시를 받고 업무추진을 했지만 지시의 근거는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내가 보고서를 작성하여 상관에게 보고를 하고, 그 보고서의 내용에 따라 상관이 업무지시를 했다면, 관련 내용이 문서에 남아있게 된다. 야박하게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보고서를 쓰는 것은 아니나 이부분이 글로서 의사소통을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이다.




 보고서를 작성하는 이유 중 두번째는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서이다. 많은 직장은 관료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 의미는 직급이 높아질 수록 담당하는 분야가 넓어진다는 의미이다. 상관이 넓은 시야로 다양한 분야를 알고 있지만, 담당이 세부적인 분야에 대한 자료를 제공해야 의사결정에 도움이 된다. 보고서는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상관이 정확한 사실에 근거하여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첫 부서에 발령 받고, 사업을 하나 맡았다. 그리고 그 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와중에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왜 써야하는지, 무슨 내용을 써야하는지에 대한 감이 전혀 없었다. 전임자 것을 찾아보려 해도 마땅한 자료가 없었다. 결국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흉내만 낸 보고서를 한장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회사마다 각자의 선호하는 보고서 양식이 있다. 외형적인 형식에는 정답이 없다. 각 상황에 맞춰 선호하는 양식을 사용하면 된다. 물론 보고서는 형식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 하지만 보고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형식도 무시할 수 없다. 형식을 갖추지 않은 보고서는 독자인 상관을 내용으로 이끌지 못한다.  


 공무원 사회에도 선호하는 보고서 양식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양식은 부처마다 조금씩 다르다. 핵심적으로 포함되어야 할 것은 왜 하는지, 무엇을 하려하는지, 어떻게 하려하는지 이다.




 직장인으로서 직장인의 수준에 맞는 글을 공부하려고 할 때, 결국은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필요한 글쓰기 능력을 갖춰야 한다. 직장인들이 글쓰기 능력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보고서를 잘 쓰는 것은 일을 잘 하는 것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나 또한 글을 손에서 놓지 않은 이유가 계속 되는 보고서 작성 때문이다. 지금은 그 이상을 생각하고 목표로 하고 있다. 글을 통한 의사소통으로 직장에서의 인정과 개인적 글쓰기 능력을 향상 시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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