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래래파파 Aug 08. 2019

독서프로에게 배우는 인생의 4가지 지혜

책만 보는 바보

 12주동안 매주 1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씽큐베이션 에 참가하고 있다. 처음에는 열정이 타올라서 혼신의 힘을 쏟아 부었다. 어느새 반환점에 다다른 여섯권째 책을 읽는다. 책에서 정보를 찾아내어 분석하고, 내가 경험했던 일들과 연계해서 글을 쓰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았다. 글 쓰기를 전제로 책을 읽기에 깊이 있게 읽어야 했고, 그 내용을 토대로 머리에서 소재를 짜내 글을 구성했다. 


 서평은 연초부터 썼기 때문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었다.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쉬엄쉬엄 쓰는 글과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는 글은 압박감부터 달랐다. 내가 읽고 싶어서 고른 책과 읽어야하는 책의 간극도 넓었다. 가끔 소설도 섞어 읽고, 에세이도 읽으면서 완급을 조절했었는데 지금은 그러지도 못한다. 읽어야만 하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 만으로도 일상이 벅찼다. 취미로 야구를 하는 사회인 야구선수가 프로 선수로 데뷔하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치르는 격이었다. 

© jf3380, 출처 Unsplash

                  

 취미로 하는 일과 프로가 되어 하는 일은 일에 대한 관점 자체가 다르다. 취미는 하다가 힘들면 쉬었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는 해야만 한다. 하기 싫어도 해야한다. 그리고 프로는 그러한 인내와 꾸준함을 통해 돈과 명예 전문성을 얻는다. 


누군가 취미를 물어볼 때 독서가 취미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하지만 '책만보는 바보'의 주인공 이덕무는 취미로 독서를 하지 않았다. 책을 귀하게 여겼고, 책을 통해 인생의 변화를 이루어 냈다. 이덕무 뿐만 아니라 주위의 친구들도 모두 책을 귀하게 여기고 책 읽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들 모두 취미로 책을 가볍게 읽은것이 아니고, 프로의 마음으로 책을 대했다. 나는 이덕무와 그의 벗들을 책만 보는 바보 대신 '독서프로'라고 부르고 싶다.


독서프로인 이덕무와 주변인물들을 통해 인생에 적용할 수 있는 네가지 지혜를 살펴보려 한다. 


                                                   

1. 인생의 문제를 뛰어넘는 책읽기
 2. 관료의 마음
3. 책에 대한 사랑 
4. 좋은 리더



                                                                                         

1. 인생의 문제를 뛰어넘는 책읽기


                     

부질없는 생각들을 떨쳐 버리려 고개를 크게 저었다. 그러고 나서 소리내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23p

                                   

 조선시대는 철저한 신분제 사회였다. 계급이 정해져 있고, 그 계급이 올라 갈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이덕무와 친구들은 서자출신이었다. 처절한 가난과 추위에 시달렸다. 좌절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가운데서도 그들은 글을 읽었다. 만약 내가 이덕무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우선 당장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을 것이다. 손에 잡히는 대로 일을 했을 것이다. 피곤하다는 핑계로 독서는 당연히 후순위로 밀릴 것이다. 하지만 책을 너무나 사랑한 이덕무는 책을 손에 쥐었고, 가족들의 생계도 책을 통해 해결하려고 했다. 


 이들은 서자출신의 사회적 제약으로 인해 더 고민했고, 책을 읽었다. 오히려 서자출신이 아니었다면 책읽기를 게을리 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삶에서 문제가 파도처럼 계속 밀려온다고 말한다. 문제가 파도처럼 밀려올 때 누군가는 그 파도에 휩쓸리고 누군가는 그 파도를 타고 넘는다. 이들은 서자출신이라는 문제에 대해 휩쓸리지 않고, 그 문제를 타고 넘으며 해결하려 노력하였다. 


 내 삶에도 문제가 항상 있었다. 지금도 있다. 직장에서 부딪히는 문제들, 육아의 힘든 순간들, 공부를 조금 더 하고 싶지만 아직 마땅한 여건을 찾지못한 문제들, 문제는 파도처럼 밀려온다. 파도에 휩쓸렸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이제 그 파도위에 올라타려 노력한다. 매일 매순간 좌절하지만 책을 놓지 않으려 노력한다. 책을 통해 새로운 길을 열고자 한다. 글을 통해 나만의 길을 개척하려고 한다. 만약 나도 내 삶의 문제와 한계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절실하게 노력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문제를 넘어서기 위해 오늘도 책을 서핑보드 삼아 인생의 파도가운데로 뛰어든다.              


© alwig64, 출처 Unsplash



2. 관료의 마음

         

 박지원(열하일기), 박제가(북학의), 유득공(발해고) 이들은 국사 공부하는 와중에 한번씩 들어본 이름이다.  그리고 실학자이다. 국사 공무를 하면서 실학은 성리학에 찌들어 허례허식이 가득한 조선사회를 비판하고, 실생활에 필요한 실용적인 효율성을 중시하는 학문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실학자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보며, 실학이 단지 효율성만을 위한 학문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백성을 사랑하고, 진정으로 이 사회를 개혁하고자 하는 뜨거운 마음의 학문이었다. 


 특히 박제가는 모든 것을 관찰할 때 백성을 위한 마음이 가득했다. 중국에 갔을 때도 조선사회에 적용할 것들을 고민했다. 사랑하면 보인다고 했다. 얼마나 박제가가 백성을 향한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가졌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따뜻한 마음만으로는 부족했다.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했다. 실학자들은 책을 통해 자신의 지식을 갈고 닦아기에 백성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실학이라는 학문으로 드러낼 수 있었다.


 공무원으로서, 나는 그러한 마음을 가지지 못했다. 물론 임용 초기에는 그러한 마음이 있었다. 내가 하는 일이 국민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느덧 9년차 공무원이 되자 초반의 열정은 무뎌졌다. 그저 밥벌이의 수단일 뿐이었다. 사회를 휩쓸고 있는 공무원 열품을 보며 난 이미 그 관문을 통과했다며 안심했다. 이덕무, 박제가, 유득공의 모습은 첫 임용될 때 내가 가진 열정의 모습이었다. 변하지 않는 선조들의 열정을 보며 지금 내 모습을 반성했다. 조금은 더 애정을 가지고, 관심을 가지고 업무를 대하려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역시 책을 통해 내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3. 책에 대한 사랑


                            

아주 드물게, 어쩌다 여유가 생겨 책을 살 수 있게 되면, 몇 번이고 다시 살펴보았다.31p


 지금은 책읽기 아주 좋은 시절이다. 마음만 먹으면 책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조선시대 당시 책은 귀한 것이었다. 그리고 가난했기 때문에 마음놓고 책을 살 수도 없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서도 책에 대한 열정을 가진 이덕무가 대단해 보였다. 중국에 갔을 때도 이덕무는 책에 온 관심을 집중했다. 지금은 책을 사고 파는게 너무나 쉬운 일상이 되어버렸다. 너무 흔하면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책이 너무 흔해졌기에 책의 소중함이 경시되고 있다. 


 책에는 작가의 인생이 녹아들어가 있다. 작가는 책을 쓰기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 독자의 입장으로만 있을 때 나는 책에 대한 평가를 서슴없이 했다. 이 책은 잘 쓴 책, 저 책은 나도 쓸 수 있을 법한 책. 아주 교만하게 평가했다. 하지만 모든 책의 작가는 좋은 책을 쓰기 위해 노력한다. 결과적으로 좋지 못한 책이라 평가 받을 수는 있겠지만, 그 출발은 같다. 


 책이 경시되는 사회에서 책을 조금 더 소중히 여기기로 했다. 단, 책을 소중히 여겨 깨끗이 보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책에 메모하고, 접고, 표기함으로서 책의 내용을 완전히 내것으로 만들겠다는 의미이다. 책은 읽히고, 기억될 때 온전한 목적을 달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서를 하다 발견한 기가막힌 글귀들을 내 글상자인 에버노트에 적기 시작했다.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글을 쓰는 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아름답고 색다른 글귀 조각들을 글 상자에 모았다.90p


                                                     



4. 좋은 리더


                                            

중국에 다녀온 이듬해인 1779년 여름, 우리는 대궐의 부름을 받았다.210p
                                 

 진정한 리더는 인재를 알아본다. 그리고 그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조선시대 서자출신은 관직에 나가기 어려운 직분이었다. 하지만 정조는 신분이 아닌 능력으로 인재를 등용했다. 글을 사랑한 왕, 그 분으로 인해 이덕무도 한줄기 빛을 보게 된다. 


 아직 나는 리더의 자리에 있지 않다. 하지만 한번씩 그런 생각을 하고 마음을 다잡는다. 어떠한 리더가 되어야 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인사'이다.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있듯이 리더의 가장 큰 임무 중 하나는 적재적소에 사람을 배치하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우리나라의 리더들은 아쉬움이 많다. 리더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다양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는다. 이렇다 보니 갚아줘야할 것이 많다. 보통 한자리 챙겨주는 것으로 보은이 이루어진다. 그 분야에 있어서 나름 괜찮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배재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지금도 이덕무와 같이 외부적 제한으로 숨어있는 재야의 고수들이 많이 있다. 그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불러내어 쓸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더불어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늘 책을 가까이 하며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접했다. 읽기도 쉽게 읽었다. 다만, 이덕무와 그 벗들이 전해주는 책에 대한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지금 하는 독서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열쇠를 얻을 수 있다. 지금 제한된 내 능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더불어 직업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잡게 한다. 독서는 단순히 책을 읽는 과정이 아니라 인생을 변화시키는 것임을 독서프로 이덕무의 삶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씽큐베이션 #잘팔리는글쓰기 #체인지그라운드 #책만보는바보







매거진의 이전글 여러분, 제 글 좀 읽어주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