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적격성테스트 대상자로 선발되기 까지...
2학년 2학기로 복학을 했다. 내가 졸업한 학교는 1학년 때는 무전공으로 보내고, 2학년이 되면서 전공선택을 한다. 제한조건 하나 없이 학생이 원하는 대로 과를 선택해서 갈 수 있다. 그리고 중간에 변경도 아주 자유롭다. 다만, 뒤늦게 과를 변경하면 그만큼 학교 다니는 시간이 늘어난다. 가장 학생들이 많이 가는 과는 문과쪽은 경영, 이과쪽은 전산이었다. 아무래도 취업에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도 군대에 가기전 2학년에 올라가면서 경영을 선택했다. 정확히는 복수전공이 필수여서 경영과 경제를 선택했다. 복학하면서 지역인재추천전형을 통한 공무원이 되기로 염두해뒀고, 가장 우선은 학점 관리를 잘 해야했다. 그리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공무원 시험과 관련도가 높은 과목들을 전공으로 삼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전공, 경제와 법! 지금 와서 생각해봐도 나와 잘 맞는 전공이었다. 재미있게 공부했고, 결과도 좋았다.
4학년에 접어드는 겨울방학, 드디어 지역인재추천전형 공고가 올라왔다. 성적을 잘 준비해놨고, 영어성적도 미리 만들어놨다. 간절한 마음으로 학교에 신청을 했다. 기본적으로 학교에 희망자들이 신청을 하면 학교 내부적으로 선발 절차를 거친 후 추천이 된다. 신청을 한 후 방학을 맞아 집으로 돌아왔다. 사실 이 기간 동안 추천 이후 치르게 될 공직적격성테스트(PSAT)를 미리 준비를 해야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게 간사해서 잘 공부가 되지 않았다. 혹시나 추천이 안되면 공부한게 너무 아깝다는 마음이 들까봐 그랬던 것 같다.
서류를 제출하고 시간이 흘렀다. 궁금한 마음에 하루하루 초조하게 보냈다. 하지만 학교로 부터 추천이 됐는지, 안됐는지 가타부타 연락이 오지 않았다. 실례를 무릅쓰고 학생과에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저 김지원 학생인데요, 지역인재 추천 결과가 궁금해서 연락드렸어요.". "네, 잠시만요, 김지원 학생이라고요? 명단에 없는데요?", "네?? 무슨말씀이세요..그때 신청도 하고 확인도 받았었는데..", "저는 잘 모르겠어서, 팀장님께 말씀드릴게요.."
황당하기 짝이없었다. 잠시후에 팀장님께 전화가 왔다. "지원학생, 안녕하세요. 취업팀장이에요. 지역인재 전형에 지원했었다고요?" "네, 저 기한내에 서류도 다 제출하고, 확인도 받았어요. 연락이 안오길래 궁금해서 전화를 드렸는데, 명단자체에 없다고 해서 당황스럽네요.", "아마 지원서류가 누락이 된것 같아요. 미안하지만 다시한번 서류를 보내줄 수 있어요? 우리쪽 실수니 지원학생 포함해서 다시 심의를 할게요. 아직 결과는 안나온 상태에요." "네 감사합니다. 바로 보내드릴게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바로 서류를 다시 보냈다. 부모님께도 말씀드리니, 무슨 그런경우가 있냐며 큰일날뻔했다고 놀라셨다. 그리고 며칠 후 문자를 한통 받았다.
축하합니다. 지역인재추천전형에 추천되었습니다. 필기시험은 ㅇ뤌ㅇ일 ㅇㅇ학교입니다.
사실 지금 부터 시작이다. PSAT시험 보기 위한 기회를 얻기 위해 복학 후 학점관리를 했고, 영어 점수를 땄다. 그리고 서류접수가 누락되어 마음고생도 했다. PSAT시험 기회를 얻은 기쁨도 잠시, 당연히 시험준비를 해야했다. 나는 시골에 살아서 동네 서점에는 당연히 PSAT교재가 없었다. 급히 인터넷서점으로 교재를 주문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집 근처 대학교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집중적으로 공부를 했다. 아침에 도서관에 불을 켜고 들어가서, 밤에 불을 끄고 나오는 생활을 얼마동안 헀다.
시험날이 다가왔다. 추운 겨울날 시험은 치러졌다. 시험장소는 서울. 우리집은 지방이었다. 서울에 친척집이 없어서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했지만 결국 집에서 첫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기로 했다. 10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6시 17분 KTX, 그리고 시험장소. 용산역에서 내려 지하철로 시험장소까지 이동하니 시간이 딱맞았다. 책과 점심도시락, 핫팩, 등등을 자리에 풀어놓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공직적격성테스트는 하루종일 시험을 본다. 10시부터 시작을 하면 5시가 되어야 끝난다. 긴 지문을 읽고 답을 해야하는 객관식 시험이지만 시간의 압박이 매우 컸다. 총 3과목을 각 90분씩 보고, 중간에 점심시간과 쉬는시간이 있다. 모든 시험을 다 치르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지는 해를 보며 운동장을 걷는데, 3년정도는 늙은것 같았다. 그래도 시험을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얻게된 감사함과 시험을 잘 끝냈다는 안도감이 함께 몰려왔다. 결과는 한달정도 이후에 나오니 그 시간동안 불합격을 대비한 취업준비를 해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