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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래파파 Aug 17. 2019

할머니의 이야기 같은 글쓰기

스토리텔링이 중요합니다.

 초등학교(네, 국민학교지요..) 2학년 때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을 대신하여 유치원에 데려다주신 분도,학교에서 돌아온 나를 맞아주시는 분도 할머니셨다. 집으로 오고 가는 길에 어린 나는 쫑알쫑알 할머니께 떠들었다. 유치원&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 눈에 보이는 자연현상, 다리아프니 택시타고 가자고 조르는 이야기(?)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였다.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할머니의 이야기보따리는 끝이 없었다. 똑같은 이야기를 또 들어도 너무 즐거웠다. 이야기를 들으며 동물들이 말하는 모습도 상상해봤고, 할머니가 살았던 과거 시대로 돌아가보기도 했다.

 



 우리는 모두 이야기를 좋아한다. 지금은 이야기를 들려줄 할머니가 계시지 않아 소설책을 찾아읽거나, 브런치를 보면서 이야기에 대한 필요를 채운다. 이야기 듣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본적이 없다. 그 이야기 안에 감동과 지혜가 가득 담겨 있으면 금상첨화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중적인 생활을 한다. 글을 쓰거나, 강의를 할 때는 정보를 잘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첫째는...둘쨰는... 결론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정보를 전달한다. 이야기 안에 정보를 녹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 내가 쓴 책에 대해 저자특강을 한적이 있다. 처음에는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하지만 강의가 마무리 될 수록 점점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뭔가 처지는 느낌을 확실히 받았다. 강연이 마무리 되고 저자특강을 주최한 대표님께서 조언을 해주셨다. 


"지원작가 강의에는 스토리가 부족한 것 같아. 사람들은 다 똑똑해서 정보는 알고 있다고. 그 정보를 다시 전달할 필요가 없이 이야기를 담아 그 이야기를 들려주면 돼! 할머니가 손자에게 조곤조곤 이야기 하듯이 말이야!"


 내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잘 전달하기 위해 고민했었는데, 청중의 필요는 그게 아니었다. 시간관리와 관련된 여러가지 사례를 들려주기만 하는 것으로 청중은 스스로 느끼고 감동한다는 사실을 배우고 강의안을 스토리 중심으로 완전히 다 바꿨다.




 글도 마찬가지다. 학창생활을 거치면서 교과서와 같이 정보전달하는 글에 매우 익숙해져 있다. 문학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글은 다 정보전달 글이다. 그래서인지 글을 쓰다보면 나도 모르게 계속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글을 쓰게 된다. 저자강연 이후에 글도 정보전달 보다는 내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시작한게 "어쩌다 공무원"이다. 공무원으로 일하게 된 시작 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정보전달이 아닌 그저 내 이야기를 조곤조곤 하고 싶어서 시작했다. 


https://brunch.co.kr/magazine/socialofficer




 조회수를 봐도 내 개인적인 이야기의 조회수가 월등히 높다. 과정과 결과를 모두 보더라도 역시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장 전달이 잘 된 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앞으로 글을 쓸 때도 가능한 정보전달 목적의 글 보다는 내 이야기를 풀어놓는 형식의 글을 많이 쓰려고 한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란 아이가, 이제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러로 거듭나 나만의 경험, 나만의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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