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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래파파 Sep 16. 2019

양쪽 이야기를 모두 들어봐야 합니다.

통일에 대한 생각

 하나원에서 일을 하면서 쉽지 않은 시간들을 보냈다. 특히나 내가 가지고 있었던 이상과 너무나 동떨어진 상황들을 보면서 가치관의 혼란을 느꼈다.


 나는 통일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깊은 생각을 거쳐서 나온 결과는 아니고, 그냥 막연히 통일을 하면 좋지 않을까 해서이다. 이산가족 문제도 그렇고, 오며가며 하는 것도 그렇고 통일이 되면 이러한 문제들이 한번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더군다나 통일교육원에서 근무를 하면서 통일이 되면 좋은 점들에 대해 고민했고, 설명했다. 이러한일들이 반복되면서 통일이 되면 화려한 장미빛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나원에서 일하면서 북한에서 방금 탈북한 따끈따끈한 탈북민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과 우리의 엄청난 간극을 뼈저리게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나 탈북하신 분들은 이 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을 가지고 있으신 분들이라 더더욱 업무를 진행하면서 쉽지 않았다.  이분들과 통일을 이루어 같은 공간에서 살 수 있는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통일이 이루어지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의도적으로 그 부작용을 외면하고 있었다. 우리보다 먼저 통일을 이룬 독일의 경우에도 경제적으로 발전한 서독으로 동독 사람들이 몰리면서 동독의 발전이 더뎌졌다고 한다. 경제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내면적으로 존재하는 차별문제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였다.  

 

 막연한 통일 낙관주의로는 오히려 통일이 비극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통일이 되어야 할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다시 들었다. 물론 내가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그러한 판단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남북간의 심각한 경제적 격차, 문화적 이질감 등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인 현실에서 무작정 통일을 하는 것은 결코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쌍방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봐야 한다고 한다. 통일에 대해서 장미빛 미래만 그렸고, 장점만 이야기 하던 내게, 탈북민들을 직접 만나는 업무는 통일에 대해 다시한번 고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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