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1:1 인사교류
하나원에서 쉽지 않은 시간들이 계속되었다. 탈북민들의 민원은 끝도 없이 이어졌다. 특히 돈이 걸려있는 문제는 누구에게나 그렇듯 민감하게 다가왔다. 조금의 부족함이 있어서 자격조건이 되지 않는 것을 납득하지 못했다. 욕설을 동반한 거센 비난도 서슴치 않았다. 담당으로서 나는 점점 지쳐갔다.
통일의 장미빛 미래만을 그렸던 나는 북한이라는 거대한 현실을 마주하자 점점 작아졌다. 그리고 그 벽을 더이상 극복하지 못할 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다. 현실의 문제에 부딪히자 모든 것이 장애물로 다가왔다. 서울에서 멀어진 근무지에 대한 불만이 생겼다. 퇴근 이후에 주어지는 많은 시간이 감사하긴 커녕 또다른 불만이 되었다. 사람이 시간이 많아지면 다른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홀로 기숙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날 수록 다른 해결책을 찾게 되었다.
지금 돌아보면 조금 더 버텨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는 것이 얼마나 큰 이점인지 그 당시에는 몰랐다. 그리고 그것을 알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다.
그렇게 나는 탈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공무원들은 보통 근무를 시작한 부처에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정년퇴직때까지 근무 한다. 하지만 지역적인 문제, 또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부처를 옮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한 경우에는 '나라일터'라는 사이트를 이용해서 부처를 옮길 대상을 찾는다. 부처를 옮길 때도 여러가지 방식이 있다. 개인과 개인이 서로의 근무지를 교체하는 1:1교류, 1:1교류가 확대되어 세명이 각자 자리를 옮기는 삼자교류, 부처에서 공석을 채우기 위해 전입공고를 내고 지원자를 모집해서 선발하는 일방전입 등 형태에 따라 붙이는 이름이 있다.
우선 나는 1:1 교류를 추진하기로 했다. 통일부에 오고자 하는 사람을 찾아야했다. 나라일터에 올라온 글을 찬찬히 살펴보고 나도 글을 올렸다. 보통 1:1 교류를 하면 현재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자리로 가기 때문에 현재 일하고 있는 자리가 매우 중요했다. 지금 당장 서울 근무는 아니지만, 통일부 본부가 서울에 있고, 짧은 시간 근무후 서울에서 일할 기회가 있음을 강조했다.
몇몇 사람들로 부터 문의가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확 끌리는 부처가 없었다. 어느날 문의가 온 것들을 살펴보다가 눈에 확 들어오는 한 곳이 보였다. 일반인들이 생각했을 때 꿈의 직장이라고 생각하는 대학 교직원. 국립대학교의 교직원은 공무원이었다. 교육부 소속이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소속 직원이라고 하는 사람의 연락을 보고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