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어떻게 쓸것인가
해리포터 시리즈는 소년 해리가 성장해 나가면서 호그와트에서 마법을 배우고, 악의 세력과 싸우며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다. 라이온킹은 어린사자 심바가 여러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결국 동물의 왕으로 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이야기에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야기에는 등장인물이 있다. 주인공의 삶을 추적하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도 하고, 극적인 상황을 경험하면서 교훈을 얻기도 한다. 결국 이야기는 인물을 통해서 실체화가 된다. 인물은 단순히 사람을 의미하지 않고 각각의 세계를 의미한다.
작가가 책상 앞에 앉는 순간 생각이 시작된다. 어떻게 시작할까? 이 인물이 무슨짓을 해야하나? 220p
작가는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한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다양하다. 구체적인 사실을 건조한 언어로 풀어내기도 하지만 효과적인 전달방법은 아니다. 오히려 상황을 보여주면서 독자 스스로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독자로 하여금 기억에 더 잘 남게 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기법에는 반드시 등장인물이 필요하다.
등장인물이 문제를 만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고 다른 인물과의 관계를 보여줌으로써 상황을 끌어가기도 한다. 결국 작가의 메시지는 등장인물을 통해 전달된다.
다른 인물들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주인공과 맺는 관계 때문이다. 537p
1. 인물은 우리의 삶을 투영해 보여준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완벽히 똑같지는 않더라도 일부의 행동에서 공감 할 수는 있다. 인물의 모습을 보면서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우리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곰스크로 가는 기차'라는 소설에서는 곰스크라는 이상향으로 가고자 하는 '나'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곰스크에는 기차를 이용해서 갈 수 밖에 없고 그 기차표는 매우 비싸다. 나는 돈을 모아 기차표를 사지만, 함께하는 아내는 딱히 곰스크에 가고자하는 마음이 없어보인다. 중간에 잠시 쉬어가는 곳에서 결국 부부는 기차를 놓치게 되고 그곳에서 새로운 생활이 시작된다. 나는 항상 곰스크를 갈망하지만 아내는 현실의 삶에 더 기쁨을 느낀다. 결국 부부는 곰스크에 가지 못하고 그 마을에 정착하여 살게된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주인공 '나'에게서 내 모습을 보았다. 꿈을 향해 늘 달려가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 나. 유명작가가 되고자 하는 꿈, 강사가 되고자 하는 꿈, 유학을 가고 싶은 꿈. 수많은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그 꿈이 이루어져야만 내가 행복해 진다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주인공 '나'가 곰스크에 갔을 때 행복해진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라는 등장인물을 통해 내 삶을 투영해 고민해 볼 수 있었다.
2. 인물의 갈등은 우리가 겪는 삶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영화나 소설속의 인물이 갈등을 겪을 때는 나도 모르게 손에 땀이 고인다. 감정이입을 해서 그 인물이 고난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응원한다. 인물이 마주하는 갈등과 고난의 삶을 통해 우리의 삶이 결코 녹록치 않음을 이야기한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는 영화관에 잘 가지 못한다. 주로 다운로드를 받아 노트북을 통해 영화를 본다.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바로 엑시트이다. 죽음의 가스가 조정석과 윤아를 끈질기게 쫓아온다. 가스를 피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흥미진진함을 느낀다.
하지만, 단순히 흥미진진함만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들이 겪는 어려움을 통해 우리 삶의 어려움을 돌아보게 된다. 취업난, 안정적이지 못한 직업, 목숨을 위협하는 재난, 묻지마 범죄, 구조체계의 부실함 등 어느 것 하나 우리와 전혀 관련 없다고 하는 요소가 하나도 없다. 살아가는 인생이 결코 장미빛만은 아니라는 것을 등장인물을 통해 보여준다.
이야기 안에서 모든일이 갈등을 통해 진행된다. (중략) 이야기에서 갈등은 음악에서 소리나 다름없다. 311p
3. 인물의 성공을 통해 내 삶에서도 같은 성공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기대하게 한다.
인물은 갈등과 사건을 통해 성장 한다. 독자는 인물의 모습을 통해 공감을 하고 독자 스스로 지금 삶의 어려움을 이겨낼 용기를 얻을 수있다.
알라딘은 좀도둑으로 어렵게 살아갔다. 하지만 그가 요술램프 지니를 만나고, 공주 자스민을 만나면서 그 삶이 극적으로 바뀐다. 그것은 알라딘 개인의 성공이 아니라 지금도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비록 영화에서는 그 희망을 마법이라는 비 현실적인 요소를 사용했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언젠가는 기회가 찾아옴을 등장인물 알라딘을 통해 보여준다.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에서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다양한 기법에 대해서 전달한다. 갈등, 구조, 배경, 해설 등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라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것들이 등장인물을 통해서 표현되고 실현된다. 조금 더 인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면 작가가 그 인물을 통해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