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의 종말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의 머리속에는 보이지 않는 일정표가 생긴다. 통잠은 언제부터 잔다더라, 뒤집기는 언제부터 한다더라, 이는 언제부터나고, 언제부터 기어다니고, 돌전후해서 일어서고, 말은 언제부터 시작한다더라. 그리고 이 시기가 지나면 숫자를 세는지 못세는지, 한글을 언제부터 읽는지에 대해서 지대한 관심이 생긴다. 개개인마다 발달 상의 차이가 있기 마련인데 평균이라는 기준에 조금이라도 못미치면, 우리아이에게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지레 겁을 먹곤 한다.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시험을 보게 된다. 시험을 보고 난 이후에 점수는 평균을 내서 학생들을 줄을 세운다. 개개인이 수학을 잘하는지, 국어를 잘하느지에는 관심이 그다지 없다. 다만 전체 과목에서 얼마나 고른 성적을 거뒀는지에 따라 우등생부터 열등생까지 판단한다.
태어나서부터 죽을때까지 우리는 평균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평균적인 사람, 그래도 중간은 가야지 라고 스스로 생각하며 있지도 않은 평균에 목숨을 건다.
평균이 출생에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의 모든 면을 특징지으며
자존심의 가장 내밀한 판단에까지 침투해 잇는 세계에 태어났다.(69p)
평균의 종말에서 토드 로즈는 평균은 허상이라고 강력히 주장한다. 평균에 딱 맞는 사람은 극히 일부일 뿐이고 나머지는 각자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인간으로서, 개인으로서 특성을 존중받아야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의 시대는 평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평균에 가까운 사람을 동경하고, 정상의 범주안에 들었다고 생각한다.
평균에 대한 동경은 모든 교육 시스템을 평균에 회귀하도록 설계하였다. 개개인의 특성에 대한 존중보다 평균적 학생에 맞춘 교육커리큘럼이 제공된다. 이러한 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사회의 적절한 위치에 배정받고 삶을 살아가게 된다. 평균적인 교육을 따라서 성공한 학생은 좋은 학교에 들어가고 평균적으로 더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평균에 대해 맹신하면서 교육은 개개인의 재능을 발굴하는 본질적인 역할이 아닌 누구든 대체할 수 있는 획일화 되고 평균적인 부속품을 생산하는데 집중하게 된다.
인간의 중요한 특성은 거의 모두가 다차원으로 이뤄져 있으며,
그 중에서도 재능이 특히 더 그렇다.(128p)
사람은 하나의 틀에 넣을 수 없는 다양하고도 개별적인 존재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직선상에 사람들을 세워놓고 눈앞에 순위가 드러나는 것을 좋아한다. 어떤사람은 창의적인 접근을 잘하고, 어떤 사람은 암기하는 것을 잘한다. 개별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사람들은 순위 매기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획일적인 능력을 가지고 일렬로 줄을 세운다. 과연 수능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보다 더 우수한 사람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가?
우리 학생들에게 고정된 속도의 학습을 강요함으로써 수많은 학생의 학습 능력과 성취력을 인위적으로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195p)
텝스 시험을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시간제한이 없다면 문제를 풀어내는데 생각보다 어려움이 덜 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교육과정은 1년의 단위를 기준으로 편성된다. 고1때는 어디까지, 2때는 어디까지. 정해진 진도가 있고 그 시간 안에 이해해야만 평균적인 학생이 된다. 하지만 개인적인 학습 능력과 학습에 필요한 시간은 다르다. 어떤사람은 미분방정식을 보자마자 이해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2년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개인이 정해진 학습의 속도를 맞춰야했고 그것에 실패하면 낙오자가 되었다. 이제는 개인의 속도에 학습이 맞춰져야한다. 그럴 때 진정한 재능을 찾을 수 있고 개인적인 특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붙들고 있었던 평균이라는 허상을 이제는 떠나보내려 한다. 남들만큼, 남들 정도의 목표에서 벗어나 나 다운, 내 기준에 맞는 삶을 살아야 한다.
#평균의종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