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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래파파 Jul 16. 2019

시간으로 부터의 자유

숨은시간찾기

 여름휴가를 떠습니다. 내와 3살된 아이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캐나다로 왔습니다. 10시간의 긴비행을 아이가 잘 버틸수 있을까 걱정과 고민이 되었습니다. 혹시모를 비상상황(?)에 대비해서 아이들의 대통령 뽀로로 영상을 10시간짜리로 준비해서 핸드폰에 담았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과 책도 잔뜩 담았습니다.


 하지만 걱정이 무색하게 아이는 비행기를 아주 잘 탔습니다. 기내식도 아주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창밖구경도 하면서 캐나다 벤쿠버에 잘 도착했습니다.



 캐나다 벤쿠버는 우리나라와 16시간의 시차가 납니다. 우리나라가 더 빠르지요. 지금 벤쿠버는 토요일 저녁 11시가 지나고 있는데 한국은 일요일 오후입니다. 여기서 벤쿠버를 언급한 것은 캐나다, 미국 처럼 커다란 나라는 도시마다 시차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벤쿠버에 도착한 이후 아무런 계획이나 스케줄이 없었습니다. 아내 친척집에서 푹 쉴 생각이라 시간에 쫓기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시간에 둔감하게 살아본적이 거의 없을 정도 입니다.



  여행을 올때 이렇게 무계획으로 온것은 처음입니다. 저는 여행을 다닐때 엑셀로 30분 단위 계획까지 짜서 다닙니다. 한정된 시간 안에서 봐야할 것들을 봐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늘 시간에 쫓겼고 관광지에 가서도 다음 장소로 이동할 것을 궁리했습니다. 밥은 블로그를 검색해서 맛집을 찾으다녀야 안심이 되었고, 이동수단도 미리 예측 가능한 것을 타야했습니다.


 이랬던 제가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조금은 자유로워졌습니다. 아내는 저와 여행스타일이 정 반대입니다. 그때그때 물어서 가고싶은 곳을 찾고 주위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미리 준비한 만큼 보인다는 여행신조를 가지고 있었는데 아내처럼 해도 즐거운 여행이되는구나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여행 자체를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있기 때문에 생각만큼 제 시간은 없지만 그래도 아침에 알람없이 눈을 뜨기, 시계를 안가지고 다니면서 몇시인지 체크하지 않기, 한국이 몇시인지 생각하지 않기, 등 시간으로 부터 자유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대신에 늘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히 했던 가족들에게 더 많은 노력을 쏟습니다. 아침마다 시계를 보며 어린이집 늦는다고 잔소리하던 아빠가 아닌 공원으로 함께 손잡고 나가는 아빠로. 일과중에는 바빠서 연락도 제대로 못하는 아내 대화함으로.


 한번씩 시간을 확인하면 깜짝놀라곤 합니다.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흘러갔을까. 그리고 한국시간으로 변환하면 까무라치기도 합니다. 이시간에 일어나서 활동 하다니...이시간까지 잠을 안자고 있다니 어쩐지 피곤하더라...


 캐나다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이민국가입니다. 그래서 아주 다양한 인종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어제는 아이와 동네 수영장을 갔습니다. 풀안에 총 3가족이 있었습니다.  백인가족, 인도가족, 동양인가족. 여기사람들은 익숙하겠지만 우리로서는 보기드문 광경이었습니다. 다만 지금 친척분이 지내는 동네는 동양인 특히 한국사람이 많은 동네라고 합니다.


하루하루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정도로 시간에 무감각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한국과의 연락은 거의 하지 않고 먹고 자고, 자연을 감상하는 아주 평안한 생활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런 나무들이 동네주변에 즐비합니다. 적극적으로 유흥문화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심심하다고 할수도 있겠지만 조용한걸 좋아하는 저는 이런 삶이 너무도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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