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장벽과 자기표현
어느 날 갑자기 아래와 같은 문자를 받았고, 필자는 평소와 다름없이 스팸 문자려니 생각하고 그냥 무시하려던 중이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다시 확인해 보니 ‘인싸들의 놀이터’라 불리는 클럽하우스(clubhouse)에 초대를 받았음을 알았다.
‘혹시 나도 인싸?’
메타버스를 연구해 보겠다며 로블록스(Roblox)에 아바타를 만들어 활동한 기간이 두 달 남짓 되었을까? 클럽하우스에 초대까지 받은 필자는 1920년대 초 롱아일랜드에서 매일 밤 열리는 멋진 파티의 호스트인 개츠비(The Great Gatsby)로부터 초대를 받은 닉(Nick)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잠시 착각했다.
그 이유는 이 클럽하우스에는 실제 기업인, 정치인, 연예인,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인플루언서들이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그 커뮤니티에 필자가 초대받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솔직히 표현하자면 필자도 사회적 인정을 받았다고 착각했었다.
그런데 최근 매체들을 살펴보면, 클럽하우스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들이 쏟아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수익모델의 부재, 일부 유명인에게만 의존하는 부족한 콘텐츠, 그리고 MZ세대들에게 잔소리만 하는 기성세대들 등 다양한 이유로 클럽하우스는 반짝 인기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필자는 클럽하우스의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로 클럽하우스가 진입 장벽을 스스로 낮췄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음성 기반 SNS인 클럽하우스는 초기에 상징적 브랜드 콘셉트(symbolic brand concept) 관리 방식을 선택했다. 상징적 브랜드란 해당 브랜드를 통해 자아 표현(self-expression) 욕구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사회적 인정을 받을 수 있음을 강조하는 브랜드로 정의된다. 이러한 상징적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관리되기 위해서는 진입 장벽을 내세워 누구나 쉽게 소유할 수 없도록 통제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리고 그 진입 장벽을 넘은 소수의 사람들에게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관리해야 한다.
클럽하우스 초기 회원들은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데 성공했고, 그 커뮤니티 내에서 본인의 생각, 의견, 그리고 가치관 등을 본인만의 언어로 마음껏 표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SNS와 다르게 흔적이 남지 않기 때문에 자기 표현에 대한 자유로움은 더욱 확보할 수 있었다. 클럽하우스 내 소수의 회원들 간 파티가 벌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클럽하우스의 행보가 달라졌다. 필자의 경우 처음 클럽하우스에 가입했을 때 초대장을 두 장 밖에 못 받았지만 지금은 다섯 장이 더 늘어났다. 두 장의 초대장을 받았을 때는 누구를 초대해야 하나 고민했건만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초대장이 일곱 장까지 늘어난 것이다. 클럽하우스 스스로 진입 장벽을 낮췄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iOS 운영체계에서만 가능했던 클럽하우스가 대중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안드로이드 버전도 출시한다고 한다. 기존 클럽하우스의 초기 회원들은 더 이상 이 커뮤니티에 머물 이유가 없어진 것이고 그들은 또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찾아 떠난 것이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필자에게 클럽하우스 초대를 해 준 인물은 필자 수업을 들었던 몽골인 유학생이었다. 현재 클럽하우스 내에서 몽골인 회원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커뮤니티에 종종 초대받는다. 필자는 몽골어를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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