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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주언 May 31. 2021

폴라로이드와 인플루언서

더현대_앤디워홀 더비기닝

폴라로이드와 유명인(by Jeon Joo Eon)


‘지금은 당신에 대해서 아무도 모르지만 내 손을 거치면 유명해진다.’

단언컨대 대중들에게 알려지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한 달콤한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화자는 절대 권력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몰랐지만 앤디 워홀(Andy Warhol) 덕분에 토마토가 깡통으로 제조될 수 있음을 알았고(캠밸 수프), 7년 만에 외출한 그녀의 왼쪽 얼굴에 섹시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마릴린 먼로). 벗겨진 바나나가 외설적일 수 있음을 알았고(바나나), 투명한 병에 담겨 있는 검은색 탄산음료(코카콜라)를 전 세계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그 사람의 손만 거칠 수 있다면 나는 유명해지고,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앤디 워홀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팩토리(factory)에서 생산된 산출물(output)이지, 작품(art)은 아니라고..    

 

그가 좋아했던 카메라는 폴라로이드였다. 그의 일상을 기록하는 펜의 역할을 폴라로이드가 했으며, 그 폴라로이드 덕분에 우리가 알게 된 많은 유명 산출물들이 나오게 된 것이다.      


앤디 워홀이 프로듀싱한 산출물 ‘(cow)’ 대해서 평론가들은 앤디 워홀이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대지는 진정 최고의 예술이다.”  말만 대로 인용하면 그는 진정 자연을 사랑했다고   있다. 실제 그가 자연보호 혹은 멸종위기 보호와 관련된 옹호 활동을  것과 상관없이 우리는 그가 자연을 사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자연을 사랑한(cow) 앤디 워홀은 폴라로이드(Polaroid)를 통해 대중이 몰랐던 객체(object)를 유명인(celebrity)으로 만들어 주었던 기획자(producer)였다.

     

이 자리에 함께 있었던 조은빈 학생이 이렇게 이야기했었다.

     

교수님. 앤디 워홀이 지금 시대에 있었으면, 엄청난 인플루언서였겠죠?”     


Cow_Andy Warhol(Photo by Cho Eun Bin)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 속에서라도 묶어두고 싶었던 걸까(by Cho Eun Bin)


 “만약 앤디워홀이 지금까지 살아있었다면, 전세계적으로 알아주는 SNS 인플루언서가 되지 않았을까?”

 전시회장 벽 한편에 쓰여 있던 문장이다. SNS가 중요한 시대에는 한 명의 예술가를 이렇게 바라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SNS는 개인의 시선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 이미지가 그 역할의 80% 정도를 해낸다고 생각하는데, 앤디워홀 역시 이미지를 다루는 능력이 뛰어났고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소재에 대한 안목이 있었다. “돈 버는 것이 최고의 예술이다”라고 말했던 그인 만큼, 그는 현세대에서도 성공을 위해 무조건 SNS를 활용했을 것이다. 현세대에서도 그가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인물일 것임에는 틀림없다.  

        

“사진의 가장 좋은 점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진 속에 있는 사람들은 변할지라도.“

 모든 것은 변한다. 그는 변해버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 속에서라도 묶어두고 싶었던 걸까.

         

“앤디 워홀은 평생 ‘자연’에 꾸준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대지는 진정 최고의 예술이다.“라고 말했을 만큼 자연을 사랑했는데 흥미롭게도 환경 보존이나 멸종위기에 처한 종의 보호에 관련된 공개적인 지지나 옹호를 한 적은 없다.”

 상업적 예술가 그 자체의 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자연에 대한 관심은 대상에 대한 감정이 배제된 단지 예술을 위한 대상 자체에 대한 관심이었을까.   

       

“모든 것은 스스로를 반복한다. 모든 것은 반복일 뿐인데 사람들이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놀랍다.”

 무언가에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띵했다. 늘 새롭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새로운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주제는 동일한데, 표현 방식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어쩌면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도 일정하게 반복되는 패러다임이 있겠구나. 이를 간파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고 싶다. 한편으로는 이런 깨달음을 준 그의 통찰력에 감사를 전한다.  

        

“앤디 워홀에게 예술은 친구였고 행복이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친구이자 행복이라고 칭할 수 있다면 참 행복한 일이겠다. 그는 자신만의 방식대로 예술을 사랑했다. 예술에 대한 그만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으며, 독특하고 뚜렷한  가치관을 지닌 예술가이자 한 명의 사람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작성해 준 조은빈양은 패션 기획 MD를 꿈꾸는 대학생입니다. 의상과 공간에 관심이 많고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합니다. 동물을 사랑합니다.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며 공감하고 생각에 잠기는 것 그리고 그때의 생각을 기록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깊이 있는 대화를 좋아합니다. 하루 중 소소한 소중함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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