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 이00 경장의 사연입니다^^
경찰서 동기들과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의 여행이라 다들 신이 났죠.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곳곳을 둘러본 후 저녁 무렵 우리가 묵을 호텔에 도착했어요.
사건은 그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캐리어 가방에 있는 짐을 꺼내려고 하는데 잠금장치가 풀리지 않는 겁니다.
설정해놓았던 비밀번호뿐만 아니라 제가 알고 있는 비밀번호를 몽땅 눌러보았지만
도통 열리지가 않았죠. 제 가방에는 제 짐 말고도 동기들의 잠옷이 들어있어서 무조건 열어야만 했습니다.
그때부터 식은땀이 주르르륵...흘러내리기 시작했죠..
동기들도 하나둘 제 캐리어 주위를 둘러싸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보았어요.
실핀으로 잠금장치를 해제하기.. 실패!
힘으로 잠금장치 뜯기...실패!
잠금장치 자체가 고장이 난 것인지 도저히 열리지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칼로 지퍼 부분을 째던지 잠금장치를 부숴서라도 열어보기로 했고 호텔 프런트에 칼이나 드라이버 등을 빌려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어요. 그러나 호텔 방침 상 사고위험이 있어서 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고, 캐리어 잠금장치와 씨름한 지 어언 1시간이 흘렀습니다..
도저히 가방을 열 방법이 없어 호텔 주변에 공구 파는 곳이라도 찾아가 보기로 했죠.
캐리어를 달달달~~ 끌고 호텔 밖으로 나와 주변을 찾아보았지만 공구상점은 없었습니다.
때마침....
멀리서 반짝반짝 반짝이는 밝은 간판이 보였죠.
그래. 저기다!!!
그곳은 바로 파.출.소.
우리는 그곳으로 달려가 문을 두드렸지요.
경찰관들 중 한 분이 어떻게 오셨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저는 급한 마음에 사정은 설명하지도 않고 바로 물었습니다.
"혹시 여기 빠루나... 큰 드라이버 있나요...?“
경찰관은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하고 당황한 기색이시더라고요.ㅋㅋㅋ
그래서 천천히 전후 사정을 설명했죠.
제 얘기를 들은 그는 방긋 미소를 지으며 파출소 공구함에서 드라이버를 꺼내 들고 나오시더니
직접 캐리어 잠금장치를 뜯어(?) 주셨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선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