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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뽈작가 Jan 28. 2021

철학하는 경찰관?!

요즘 내가.

경찰스럽(?)지 않게도 인문학에 푹 빠졌다.

특히 철학.


예전의 나에게 철학이란 무엇이었을까? 그냥 '철.학.'. 끝.

아~무런 관심이 없었으니 '철학'을 뭐라고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누구를 미워하는 것도 관심이 있으니까 욕도 하고 가끔 생각도 나는 거지, 나에게 철학은 좋고말고 할 대상 자체가 아니었기에. 41년 동안 내 머리, 혹은 마음속엔 '철학'이 들어올 자리는 요... 만큼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그 양반(철학)이 언제 비집고 들어왔는지 내 마음속에 떡.. 하니 명당자리를 차지해버린 것이다.

이 책 저책 꽤 유명하다는 철학 책들을 하나씩 섭렵해가는 재미, 무릎을 탁!! 치며 유쾌 상쾌 통쾌한 깨달음의 시간을 즐기던 나는 입이 근질근질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얻게 된 깨달음들을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다.


뭘 깨달았는데?


'소유, 성공, 쾌락은 부질없다!!!!'

(솔직히 코로나 19 핑계로 먹는 쾌락은 놓지 못했다;;)


이걸 어떻게 알려줘야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을까?

뽈스토리로 그려서 포스팅해볼까?

그러다가 갑자기 한 가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근데... 이거.. 개나 소나 알고 있는 진리 아니야? '


나도 알고 너도 알고 다들 알고 있는 진리인데 왜 이제야 알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든거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깨달아서 그런 거라고 치자.

그런데 왜 지금, 하필 불혹이 돼서야 깨달은 걸까? 요즘 철학 책을 많이 읽어서?

창창한 20대에 철학 책을 읽었더라면 이렇게 무릎을 쳤을까?


의문이 풀렸다. 이유는 그거다.

내가 '겪어봤기' 때문이다.


내가 '소유, 성공, 쾌락'을 겪어봤기 때문인 것이다.

누군가는 그렇게 되고 싶었던 경찰도 됐고, 승진도 해봤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지름신도 자주 영접했었다.

그러다가 철학자들이 경고하는 존재가 나타났다. '허무함, 공허함, 무력감'.

그래서 철학 책들을 읽다가 '맞아!! 이거야 이거'하고 무릎을 탁! 친 것이다.


그런데 과연 내가 아직도 경찰이 되지 못했거나, 경찰이 됐지만 승진을 제때 못했다면, 지름신 잘못 영접해서 빚에 허덕이고 있다면,, 철학자들이 그토록 외치는 '성공은 부질없다!'라는 진리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을까?

자칫 핑곗거리가 될 수도 있다.

'이솝우화'의 포도를 따먹지 못한 여우가 '시어서 맛이 없을 거야'라고 변명하듯. '철학자들은 성공은 부질없다고 했어'라며 쉽게 포기해버리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소유, 성공, 쾌락은 부질없다!!!!'는 진리를 섣불리 떠벌리고 다니지 말아야겠다는 결론이 났다. 뽈스토리로 그리지 않는 걸로. 우선 내 앞가림이나 잘하는 걸로.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는 걸로.


젊은이들이여. 우선 현재 내 앞의 목표(취업, 돈 벌기 등)는 최선을 다해서 달성해보자. (철학을 병행하겠다면 금상첨화겠고)


나처럼 인생을 어느 정도 열심히 산 것 같은데, 이상야릇하게 '허무함'이 밀려드는 분들이라면? 


렛츠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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