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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뽈작가 Jan 28. 2021

경찰관도 매번 '홈트'에 실패하는 이유


오늘은 진짜 홈트를 하고자 했으나..
30초 하다가 말았다

어제도 오늘도 홈트가 개망, 폭망인 이유


바야흐로 홈트 열풍이다.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강화되어 내 주변의 모든 체육 시설 문이 닫혔다. 동네 한 바퀴라도 걸을까 했으나.. 어마 무시한 한파로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기가 두렵다. 할 수 없이 집콕 생활을 해야 되는 요즘. 당연히 집콕 운동, 홈트가 각광받고 있다.


매일 요가학원과 헬스장을 꾸준히 다녔던 나는?

직장인 경찰서에서 무도 훈련(필수 훈련임)을 꾸준히 받았던 경찰관인 나는?

평소에 운동을 좋아하고 꾸준히 해왔으니 홈트도 열심히 하고 있지 않을까?


놉!!


홈트를 몇 번 시도했었는데.. 때려치웠다.

홈트 영상을 틀고 따라 하다가 '여긴 어디? 나는 누구?'라는 고차원적인 질문이 떠오르더니 이상하게 의욕이 롤러코스터처럼 훅- 하고 떨어졌기 때문이다. 30분짜리 홈트 영상을 틀기만 하면 정확히 30초 만에 끄는 습관도 생겼다. 정작 홈트 하는 시간보다 스마트폰으로 홈트 영상을 찾아보고 '나중에 따라 해야지..'라며 저장하는 시간이 더 많다. ㅋㅋㅋ


홈트 하려고 산 덤벨... 우리 집 방문 고정장치(문 닫힘 방지)로 쓰이고 있다...


이렇게 어제도 오늘도 홈트 개망, 폭망이 반복되다 보니 내가 한심하게 여겨진다. 그나마 '요가학원, 헬스장 문만 열면 다 죽었어!!'라는 희망을 위안 삼아 간간히 버티고 있다.

이건 나뿐만이 아닐걸? 이 글을 읽으면서 뜨끔하신 분. 손?


다들 홈트 할 생각은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생각대로 되지 않을까?

어제도 오늘도 나의 홈트는 개망, 폭망인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홈트가 폭망인 이유는 '집'!


바로 홈트의 '홈', 요놈의 '집'이 문제였다.

우리에게 '집'이라는 공간은 애초부터 '운동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 제임스 클리어 아저씨가 그랬다.

사람들은 주변 환경의 사물과 맺고 있는 '관계'에 따라 행동한다고.


우리와 집은 (혹은 우리와 집의 물건들은) 어떤 관계로 맺어졌을까?

집은 우리와 '먹고 자는' 곳이지, '먹고 자고, 그리고 운동하는' 곳으로 관계를 맺지 않았다. 만일 이사 올 때부터 '먹고 자고, 그리고 운동하는' 집으로 이사 왔어~라는 생각을 했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래서 우리가 큰 맘먹고 거실에서 홈트를 하려고 하면 늘 누워서 TV를 보던 행동에 익숙했던 뇌가 당황한다.

"어라? 여긴 TV 보는 곳인데? 얘가 왜 이래? 야 작작 좀 해. 워워워~~ 서지 말고 누워 누워! 오버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해" 라면서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여행의 이유》의 저자 김영하 아저씨도 그랬다.

집은 의무의 공간이기 때문에 언제나 해야 할 일들이 눈에 띈다고.


나도 홈트를 하는 도중에 항상 해야 할 일들이 눈에 띄었다. 탁자 위의 먼지를 보면서 '저거 닦아야 되는데...',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었다. 집에서 물구나무서기 연습하다가 평소에 보이지도 않던 소파 밑 먼지도 발견했었다.ㅋㅋㅋ


홈트 개망, 폭망한 건 우리 책임이 아니다!


그래서 결론이 무엇이냐고?

홈트 폭망한 건 우리 책임이 아니라고. 이건 아주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아놔 또 망했어. 역시 난 안돼. 난 정말 저질이야.. 이렇게 자책할 필요가 없다.


홈트에 성공한 사람들은?

정말 독한 분들이니, 시기하지 말고 짝짝짝 박수 쳐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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