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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tincelle Jun 04. 2019

특이점


모든 글에 '하나의 목적의식'을 부여하고, '운동'의 시각을 투사해 보자.  

그리고 거기에 '내가 허락한 엘리티시즘' 한 스푼을 얹으면?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809211922005


https://www.facebook.com/measophia/posts/1694168380691561




묻고 싶다. 과연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 신문에 실려도 되는 글은 무엇인가.


채효정씨의 글은 오히려 신문의 '그 권위'를 재생산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권위의 해체를 논하는 사람이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 충실하게 이를 재현하고 있는 꼴이다.


일부 공감할 만한 지점도 있긴 하다. 하지만 채효정씨의 저 글은 4문단에 들어 본격적으로 (내 기준에서는) '망글'이 된다.


"글쓴이는 분명 '그것은 무엇인가 ti esti?'라는 철학의 한 근본 물음의 형식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물음을 통해서 도달하고자 하는 것은 정작 물음이 묻고 있는 대상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라든가, 타인들과 함께 숙고해보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다"


나는 배움이 얕아서 채효정씨의 저격글이, 특히 발췌한 저 부분이 무얼 말하고자 하는지 모르겠다. 서울대 교수의 엘리트성을 비판한다는 것은 보인다. 엘리티시즘을 비판하는 사람이 정작 대중들이 이해할 수 없는 글을 쓰면서, 대중들이 깊이 공감한 글을 비판한다라. 그것도 잘못된 글이라고 단언하면서.




그래. 서울대 교수의 원글은 '무엇인가'라는 테제를 알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포털 댓글창만 가봐도 사람들이 재밌다고 남긴 반응이 넘친다. 이들은 전부 철학 전공자들일까? 그게 아니라면 이들은 뭐가 되는가?


멀리 갈 것도 없이 이런게 대중혐오가 아닐까. 저격글을 읽는 내내 오히려 글쓴이가 본인의 철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일반 대중'의 수준을 예단하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거야말로 불쾌하게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채효정씨는 거꾸로 '지적 우월감/선민의식'을 본인의 발화 방식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나는 묻고 싶다. 당신이 가진 펜과 지면은 어떤 의미인가. 당신은 왜 쓰는가. 웃자고 하는 이야기는 오유 게시판에 써라.


여기에 대해 나도 묻고 싶다. 당신이 가진 펜과 지면은 어떤 의미인가. 당신이 허락한 저널리즘은, 칼럼은 무엇인가. 커뮤니티 게시판까지만 허락할 수 있는 글과, 일간지 지면의 칼럼 한 꼭지를 차지해도 좋을 글의 경계는 어디인가.


김영민 교수의 웃음이 '결국 우리 모두를 비웃는다'라고 말했던 당신. 그러면 여기에 공감하고 웃은 우리 모두는 비웃음에 놀아난 사람들인가?


당신은, 당신의 글은 도대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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