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의 기록, 여전히 유효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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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에 집회 신고가 이미 진행됐다. 그런데도 처참히 무산됐다. 일방적인 폭력으로 얼룩졌다. 그야말로 미쳤다고밖에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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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든 생각은 "도대체 경찰은 뭘 한거지?"였다.
사실상, 의도적으로 방치했다고 보는게 더 맞지 않을까. 경찰은 집회-시위를 관리할 의무가 있다. 의무경찰 시절 지겹게 듣던 매뉴얼이다.
'우리는 집회하는 사람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위자들이 아무리 항의를 해도, 우리들은 '당신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됐다. 그렇게 계속해서 그들 옆에 있을 수 있었다. 실제로 아주 틀린 말도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지켜지기만 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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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페이스가 찍은 영상을 보면 경찰들도 무진장 고생을 하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많이 얻어맞았을 것이다. 인격적인 모멸도 많이 들었을 것이고.
저기에서 두들겨 맞고 있는 경찰들이 잘못했다는게 아니다. 아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을 것이다. 다만, 애초에 저정도 인력으로 해볼 수 없는 싸움이었다고 보는게 맞겠다.
책임 소재를 묻자면 당연히 경찰 윗선까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무려 한달전에 신고된 집회다. 과연 이런 정도의 반대 세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까? 그렇게 산전수전 다 겪은 경찰 간부들이?
요즘이 탄핵정국도 아니고, 예전만큼 시위가 들끓는 시국은 절대 아니다. 어떻게든 경찰 인력들 추가로 데려올 수 있다. 없는 여력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다른 경찰청에서 증원이라도 해 왔어야 한다.
서울에 큰 집회가 있으면 부산, 광주에서까지 경찰 기동대 + 의무경찰 대원들 소집해 온다. 이번 건도 그렇게 했어야 한다.
반대세력들은 집회 장소를 미리 점거했다. 깽판의 전조다. 이쯤 됐으면 적어도 인천 관내 기동대 인력이라도 싸그리 긁어 모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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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이었다. 퀴어퍼레이드를 앞두고 기독교 세력이 서울광장을 점거했다. 다음날의 축제를 망칠 심산이었다. 텐트를 쳐놓고 있는 모습에서 우리는 직감했다.
아, 순순히 퇴장하지 않겠구나.
새벽 3시까지 기다렸다. 여러차례 경고 방송을 했지만 나오지 않았다.
결국 강제집행을 했다. 스크럼을 짜고 에워쌌고, 끌어 냈다.
운이 좋아서 인천사건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강제로 끌어낼라 치면 입이 댓발 나온 상태로 철수하곤 했다.
그때는 일이 다행히 잘 풀렸지만 어쨌든 마음의 준비는 다 하고 있었다. 여차하면 근처에서 자고 있던 경찰 인력들 전부 깨워서 끌어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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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역대급 반대집회였다. 기름을 들고 왔던 사람이 있단 뉴스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반대집회의 과격성은 경찰이 집회 인원들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실패에 대한 변명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인데. 그렇게 변명하기에는 속된 말로 '가오'가 너무 안 살지 않는가?
우리는 이럴 때 쓰라고 권한을 당신들에게 위임했다.
그리고 당신들은 실패했다.
경찰은, 공권력은, 처절하게 실패했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