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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tincelle Mar 07. 2016

폴아웃보이 - <Save Rock and Roll>

구세주는 아닐지언정






"랩은 새로운 락큰롤이다. 우리는 락스타고, 내가 그중 최고다." - 카니예 웨스트 (Kanye West)


"풉" -키스 (KISS)


"제발, 이친구야." - 폴 매카트니 (Paul McCartney)







......이렇게 웃어 넘길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물론 폴 매카트니는 'BITCH'보다 더한 말을 해도 용서받을 것이다. 그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으니까. 그렇지만 우리는 인정해야한다. 이미 모멘텀은 저쪽으로 넘어갔다. 카니예 웨스트의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는 비틀즈의 <페퍼상사> 앨범에까지 비견될 지경이다.







Fall Out Boy의 <Save Rock and Roll>은 이를 인정한다. 락큰롤을 구원하라니. 구원이란 이미 수렁에 빠졌음을 전제하는 단어가 아닌가. 그렇다. 이미 대중음악의 패러다임은 바뀌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그 암울한 진창에서 어떻게든 빠져나올 길을 찾으려 한다. 해체 소동을 겪고 나서 낸 본작은 그런 노력의 면모가 돋보이는 앨범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5hDZbroaQDc

'The Phoenix'



앨범의 도입부를 맹렬히 내달리는 'The Phoenix를 들어보자. 약간 감상적인 구석이 있긴 했지만 폴아웃보이는 기본적으로 방방 뛰는 펑크를 지향하던 밴드다. 2009년 지산 락페스티벌때 왔던 그들의 모습도 그러했다. 그래서 '뚱트릭'이라는 귀여운 애칭을 지닌 보컬 패트릭 대신 베이스를 치는 피터 웬츠가 실질적인 밴드의 프런트맨으로 인지된다.



'The Phoenix'는 분명 신나는 펑크 뮤직이지만 이전과는 느낌이 약간 다르다. 곡의 시작을 열어 젖히는 현악기의 진동은 왠지모를 비장감을 선사한다. 그래서 'Dance Dance'나 'Thanks for the Mmrs'같은 쾌락으로 치닫는 곡들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반드시 락큰롤을 살려야한다는, 그런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 같달까. 쉽게 다가오고 춤추기 좋은. 그런 단순한 펑크 음악을 하던 그들의 변화는 그렇게 다가온다.





https://www.youtube.com/watch?v=9cnBxSB1jUE&list=PLVw7QlYJFb4drcbESoHvfIVZ6BGRba3Hy&index=11

'Save Rock and Roll'



폴아웃보이의 락큰롤 살리기 프로젝트는 기어이 엘튼 존까지 불러냈다. 본 앨범은 폴아웃보이와 엘튼 존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마무리된다. '로켓맨' 엘튼 존이야 음악적 편견이 없기로(사실 음악뿐이겠냐만은) 유명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이런 새파란 후배들의 작품에까지 흔쾌히 참여한 것은 다소 의외다. 그만큼 그들의 바람이 간절했다고 해석해도 괜찮을까? 그게 아니라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락큰롤 스타도 위기감을 느낄만큼 Rock and Roll이라는 장르가 중대한 위기에 처했다는 걸지도 모른다.






락큰롤이라는 장르가 사멸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도 괜찮은 밴드가 종종 튀어나오고는 있으니까. 그렇지만 이미 잃어버린 과거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나는 아마, 안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한때나마 시대정신의 지위를 차지했던 그런 문화현상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음악으로 세상을, 시대를 바꾸어 보려 노력했던 나날들은 분명 과거형이다. 그래도 좋다. 이 소중한 유산을 이어가고자 하는 폴아웃보이와 같은 뮤지션들이 아직 남아있지 않은가. 옛날같지 않다고 마냥 투정만 부리며 지나쳐 버리기엔 아까운 음악들이 아직도 꽤 있다는 소리다.











카카오톡 채널 아트&컬쳐 섹션에 실렸습니다.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네요. 음악에 관한 글은 어떻게 써야 할지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방향 변화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심심풀이로 쓰고 있었지만, 조금 빈도를 늘려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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