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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tincelle Apr 14. 2016

케미컬 브라더스 - <Wide Open>

계승의 음악을 말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BC2dRkm8ATU

 The Chemical Brothers (feat. Beck) , <Wide Open>








케미컬브라더스.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하는 듀오다. 나는 일렉트로니카를 잘 모르지만, 4번의 그래미 어워드와 브릿어워드 수상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보건대 이들은 분명 그 필드에서 알아주는 팀일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뉴 오더(New Order)에게서 지대한 영향을 받았단다. 뉴 오더는 그 유명한 조이 디비전을 이어낸 밴드다. 조이 디비전은 70년대 후반을 수놓은 포스트펑크 밴드다. 한없이 침잠해가는 멜로디를 읊조렸던 이언 커티스는 40년이 지난 지금도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처럼 휘날리고 있다.


이언 커티스






포스트펑크와 일렉트로니카는 완전히 다른 장르다. 말만 들었을 때는 그렇다. 하지만 이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추적하다보면 이처럼 가계도가 겹쳐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일렉기타/베이스/드럼/보컬/키보드로 이루어진 정형의, 전형적인 밴드 음악을 편애한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편견 없이 듣고자 노력하지만, 처음 각인된 선입견을 완전히 떨쳐 버리기엔 어렵다. 일렉트로니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매력적인 멜로디가 쏟아져도, 쪼그라드는 밴드 신보다 인기가 많은 그들을 있는 그대로 보기란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이런 설익은 편견을 시원하게 깨주는 팀들이 있다.



다프트 펑크의 Get Lucky를 듣고 나는 일렉트로니카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그들이 내 입맛에 쏙 들어맞는 앨범을 내놓아서 그럴 수도 있다. 일렉트로니카를 전면에 내세우고는 있지만, 그 바탕에 여전히 락밴드의 문법이 깔려 있으니까. 그래도 나는 그런 짬뽕 음악이 좋다. 누군가는 순수하지 않다고 손가락질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런 치열한 혼종이 너무나 좋다.



짬뽕의 음악. 이걸 좀더 그럴듯하게 풀어 말하자면, 계승의 음악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잇는다는건 더한다는 것과 크게 볼 때 같은 선상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케미컬브라더스는 계승의 음악을 하는 팀이다. 그들은 포스트펑크라는 뿌리를 가진 묘목을 심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방식으로 가지치기도 하고 여러 장르를 이리저리 접붙이기도 하면서 새로운 나무를 뻗어 내고 있다. 아직 구시대의 음악 밑에서 좀더 머물고 싶은 나같은 리스너에게, 이들이 드리우는 그늘은 오래 쉬어갈 만큼 충분히 짙다.









카카오톡 채널 아트& 컬쳐 섹션에 실렸습니다. 두번째네요. 꾸준히 쓰기가 쉽지 않은게 음악 글인데, 그래도 이런 작은 성과 덕분에 힘을 내야지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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