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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연구년을 가져볼까

휴직을 해 봅시다

by San

대학교수는 정기적으로 연구년/안식년이 있어서 본인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초중고등학교 교사는?

교수들과 같이 정기적인 유급 연구년은 없지만, 학생지도나 수업에서 잠깐 떨어져 연구에 매진하거나 본인을 재충전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첫째, 학습연구년제: 유급, 학교 대신 교육대학교 대학원으로 출근하는 느낌. (경력 10년 이상 신청 가능, 경쟁률 있음)

둘째, 자율연수휴직: 무급, (현재는 경력 10년 이상 신청 가능, 경력 5년 이상인 교사들에게도 열린다는 말이 있었으나 법률적으로 추진이 되다가 멈춘 것 같음)

셋째, 유학휴직: 본봉의 50% 지급, 본인의 직무와 관련된 연구를 위해 외국 대학원 진학 시 가능(어학연수도 가능)

넷째, 연수휴직: 무급, 직무 관련 연구를 위해 국내 대학원 진학 시 가능


이러한 루트 외에, 일주일에 이틀 또는 사흘만 학교에서 근무하는 '시간선택제'를 신청할 수도 있는데, 물론 이 경우에는 업무 경감과 함께 봉급도 경감된다는 것.


이 중에 나는 네 번째 케이스로 올 3월부터 휴직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서울에 있는 한 대학에서 응용 선학을 공부하기로 결정했는데 서울에 오기 전,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상황을 이야기하면 대략 이런 반응이다.



1. 대단하다 / 부럽다, 2. 선학이 뭐야?, 3. 그럴 줄 알았다 / 결국 가는구나.


1, 2, 3번 순서가 나에 대한 관심도(?) 또는 알고 지낸 기간과 비례하는 듯하다. 번외로 가지 말라고 잡아주는 몇몇도 있었다.

직장을 잘 다니다가 서울로 대학원을 간다고 하니, '굳이 안 해도 되는걸 도대체 왜?'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특히 다른 선생님들로부터.


하지만 나는 몇 년 전부터 이런 시간이 나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근데 막상 누군가에게 구구절절 이유를 말하려니 쉽지가 않았다. 이렇게 글로 남기는 김에 생각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아야겠다.



목적: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마련

목표: 머리로 이해했던 것을 정리하고, 좀 더 삶 속에서 생생하게 체험하기

수단: 연수휴직 (1년)

방법:

a. 주변 환경 조성

- 생활 습관 개선: 운동, 집안일,

- 친환경 미니멀 라이프 (어차피 무급이라...)

b. 배움(이론)

- 듣고, 읽고, 쓰기

- 시대의 현자들이 이 세상과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c. 나와 더 친해지기(수행)

- 규칙적 명상과 일상 속 마음 챙김

- 생활 봉사



세속에서 출가하는 마음으로, 놀다가 돌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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