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후면 설이다. 2월이면 지금 하는 일은 계약이 만료된다. 작년 12월에 끝나는데 센터장님이 두달 더 일을 할수 있도록 계약을 연장해 주셨다. 사무실에서 사회복지사 샘들의 행정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노동의 끝이 정해진 계약직으로 사는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는데 드라마틱하거나 극적인 상황들은 없다. 가끔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이지은의 삶이 오버랩 되긴 한다.
설을 며칠 앞두고 센터장님이 출근하자 마자 설 선물을 주셨다. 식초 세트다. 식초를 활용할 만큼 집에서 요리를 할 실력은 아니다. 어머니 드리면 좋아하실 것 같다.
센터장님이 주신 식초를 시작으로 이날 여섯개의 선물을 받았다. 포도음료, 천혜향, 반찬그릇, 사탕. 사탕은 퇴근 무렵에 엄마 손을 잡고 센터를 방문한 귀여운 꼬마에게 받았다. 꼬마는 사회복지사 선생님들 책상을 돌아 다니면서 사탕을 한개씩 선물했다. 그리고 세 번을 똑 같이 반복했다. 반찬그릇은 사다리 타기로 받았다. 꼬마에게 사탕을 받은 선생님들은 활짝 웃음을 지으며 행복해 했다.
그리고 이날 선물의 하이라이트는 편의점도, 다이소도, 이마트도, 백화점도, 아닌 여섯평 남짓 되는 내 집에 있었다. 삐리링. 오전에 택배가 도착 한다는 문자가 한통 왔었다. 기사님이 배송 장소를 지정해 달라고 했다. 며칠전에 복합기 카트리지 하나를 주문했었다. 배송일이 설 지난후다. 예정보다 빨리 왔네라고 생각하며. 문 앞에다 두시라고 했다.
퇴근 하고 도착하니 문 앞에 상자가 하나 놓여있다. 근데 복합기 카트리지 치고는 상자가 꽤 컸다. 택배가 잘못왔나 싶었다. 얼마전에 잘못 온적이 있었다. 하지만 박스 위에 적인 수령인을 확인 해보니 내 이름이 맞다. 발신인도 확인했다. OOO 이름이 낯익다. 전에 같이 일했던 선생님이다. 박스를 열어보니 위 사진처럼 책과, 향초, 그리고 LED등이 예쁘게 포장 되어 있었다.
뭐지? 뭘까? 음냐음냐......이거 나한테 온거 맞겠지. 펼쳐진 선물을 보면서 기분이 좀 많이 좋기도 하고 싱숭생숭했다. 오늘은 별일이네. 아침에 까치도 울지 않았는데. 아니 울었는데 못들었나. 오늘은 선물이 하늘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날이다.
다음날 내게 선물을 보내주었을 것으로 (확실히) 생각되는 OOO샘에게 전화를 했다.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더니 샘은 담담한 음성으로 '서프라이즈'란다. 깜짝 놀래켜 주고 싶었다며 옆서도 안쓰고 전화도 하지 않으셨단다. 정말 서프라이즈였다고, 감사하다고. 행복하다고. 선물도 너무 예쁘고 마음에 든다고. 소설은 잘 쓰고 있는지, 멀리서 응원하고 있다고. 응원한다는 샘의 말에 여운이 길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