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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료, 산문집, 내 글에 관한 짧은 생각들...

by 김인철

작년에 발표한 단편 소설 인세가 오늘 들어왔다. 비록 출판사와 계약했던 인세의 절반도 되지 않는 금액이지만 통장에 찍힌 원고료를 보니 기분이 살짝 달뜨면서 묘하다. 모든 작가들이 공감할 것이다.



칼럼과 인터넷 매체에 송고한 기사는 원고료가 한 달 정도 지나면 입금되거나 사이버 머니로 적립되지만 소설이나 에세이 원고료는 통장에 입금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오래전 발표한 소설 두 편은 원고료도 없었다. 문예지에 발표 지면을 얻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게다가 편집진 실수로 내 단편 두 개가 한 소설 속에 섞여서 나온 적도 있었다. 작품 내용이나 개연성은 고사하고 초반과 후반이 생뚱맞은, 아주 괴랄한 소설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지역아동센터에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면서 틈틈이 써놓았던 기록을 정리하여 산문집 출간을 하고 싶었다. 원고를 정리하고 출판사에서 투고 메일을 보냈다. 몇몇 출판사에서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결국 산문집 출간은 무산되었다.


콘셉트와 내용은 좋지만 대중성에서 회의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문체도 아이와 어른의 경계가 모호하고,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보니 전체적으로 가지치기가 필요하고 했다. 내 작품이니 나도 한계와 단점을 알고 있었지만 전문가의 의견을 들으니 더 명확해졌다.


비록 산문집 출간은 무산되었지만 내 글의 장단점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에피소드 중 몇 편은 아예 단편으로 쓰면 좋은 작품이 될 거라는 선배 작가의 조언에 힘을 받았다. 소설은 픽션이지만 삶의 실제에 바탕을 두었을 때 감동이 깊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산문집은 좀 더 담금질을 하고, 당분간은 단편소설 쓰기에 집중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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