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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철 Apr 15. 2022

화려한 벚꽃엔딩의 슬픈 결과 였을까?

마침내 내게도 찾아온 코로나19

따스한 주말 흐드러진 벚꽃이 흩날리던 화사함의 엔딩이었을까? 혹은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이물 없이 다가와 내게 말을 걸던 사내의 한탄 어린 숨결이었을까? 사르륵 사르륵 자전거 바퀴를 굴리던 보도블록의 틈새로 존버 하던 바이러스 하나가 튀어나온 것이었을까? 그동안 잘 피해 다녔는데 오늘 나도 마침내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 화요일 아침부터 목이 따끔거리고 근육통이 약간 있어서 코로나19가 아닐까 싶었다. 수요일엔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 타이레놀 먹으면서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집에 있었는데 오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근육통이 점점 심해졌다. 체온은 높지 않고 기침은 심하지 않다. 아니길 바랐지만.. 


검사 키트를 사러 약국에 갔는데 사람이 많다. 죄를 지은 것 같아 들어가기가 꺼려진다. 동네병원에 갔다. 의사 선생님이 증상을 듣더니 코로나19 검사를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확진되면 보건소에 신고도 해야 한단다. 당연한 거 아닌가요? 했더니 생계 때문에 증상이 있어도 일부러 검사를 안 하는 사람도 있단다.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증상이 시작된 날부터 편의점과 슈퍼 외에는 외출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었다. 


의사 선생님도 지금은 너도 나도 확진이 되니 너무 걱정하지 말란다. 컴퓨터로 확진자 신고를 하며 오늘 중으로 보건소에서 안내 문자나 연락이 올 거란다. 아직 보건소에서 문자나 연락은 오지 않았다. 자가격리는 일주일인데 정확한 건 보건소에서 연락을 받아야 한다. 확진이 되어도 전처럼 자가 격리자에게 생필품은 지급되지 않는다. 먹을 물이 떨어졌다. 냉장고도 비었다. 쿠팡으로 당분간 먹을 도시락과 브리타 정수기 필터를 구입했다. 


백신을 3차까지 맞았지만 걸리는 걸 보니 실효성이 있나 싶다. 의사 선생님도 비관적이다. 하지만 백신을 맞지 않았을 때보다 증상이 악화되지 않고 가볍게 지나가리라 믿는다. 집에 와서 쉬고 있으니 관할 보건소에서 자가격리 안내 문자가 왔다. 


"격리됨을 통지합니다. 위법시.... 감염병의 제79조의 3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확진자에게 필요한 정보와 안내 문구지만 지극히 사무적인 안내 문자다. 이제는 코로나 확진자가 너무 많아 무덤덤해진 면도 있고 초기처럼 호들갑이나 부산을 떨진 않지만 그래도 코로나19에 감염이 되면 철저히 혼자서 이겨 내야 하는 싸움이다. 힘내세요. 괜찮을 거예요. 안내문 안에 짧은 위로의 말이라도 건넸으면 좋겠다.


금요일 오후. 전신에 근육통이 심하다. 특히 왼쪽 팔의 통증이 심하다. 처방해준 약을 먹으면 통증이 조금 진정이 된다.  가래가 생기고 기침은 심하지 않다. 오한이 찾아오고 식은땀이 간간히 난다. 삼십 분 단위로 자다가 깨기를 반복한다. 기분 나쁜 몸살 기운이라고 해야 할까? 이 순간이 지나고 나면 긴 악몽을 꾼 느낌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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